이종섭, 신임장 사본 제출하고 호주 대사 업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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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도중 출국한 이종섭 주 호주 대사가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이 대사는 12일(현지 시간) 호주 측 요청으로 아서 스피루 호주 외교통상부 의전장을 면담하고 신임장 사본을 제출했다고 외교부가 13일 밝혔다.

신임장은 재외공관에 파견된 특명전권대사가 자국 국가원수로부터 제정받아 주재국 정부에 제정하는 문서를 말한다. 이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장 원본을 받지 않은 채 사본만 갖고 출국했다. 주재국 국가원수에게 신임장 원본을 제정하기 전에 사본을 외교부에 제출하면 대사로서 제한적인 공식활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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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주 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종섭 대사 인사말 [주 호주 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호주 측은 이 대사의 외교관 신분증을 미리 발급해 그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 대사의 신임장 원본을 조만간 파우치(외교행낭)으로 호주에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사는 주 호주 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 공관장 인사말을 게재하고 대사로서 공식적인 활동 시작을 알렸다. 이 대사는 인사말에서 "호주는 한국전쟁 당시 1만7000여명을 파병한 혈맹이자 자유·민주주의·법치 등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인도태평양 역내의 핵심 우방국"이라면서 "2022년 6월 양국 신정부 출범 이래 양국 정상이 수 차례 직접 만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면서 양국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더욱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국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포함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고 국방·방산 협력 동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며 "공급망 안정과 핵심광물을 포함한 자원·에너지 등 경제안보 제고를 위해 호주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호주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지난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된 직후 채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요청으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 대사는 6일 공수처에 자진출석해 4시간 정도 조사를 받았으며, 법무부는 8일 이 대사가 제기한 출국금지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이를 해제했다. 이 대사는 임명 6일 만인 지난 10일 오후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채 호주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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