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구리의 귀환② "공급부족..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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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글로벌경제 전문기자 = *①편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3. 공급부족 온다
주요 구리광물 산지에서는 생산차질을 걱정해야 할 뉴스가 최근 잇따랐다. 구리 제련소로 향해야할 *동정광 공급이 위축되면서 3월말 이후 그 영향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공급측면에서 구리 가격을 밀어올릴 재료다.
*구리(전기동) 생산은 크게 4단계 과정을 거친다. 원광인 ①구리광석(동광석: 구리 순도 5% 미만)을 채굴한 다음 현지에서 선광작업(파쇄 후 구리 함유가 높은 부분을 걸러내는 작업)을 통해 ②동정광(Copoer Concentrate, 순도 20~30%)을 생산한다.
그런 뒤 제련소에서 이를 용련하고 정제해 ③정제동(Refined Copper)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전기분해를 통해 순도 99.9%의 ④전기동을 만든다. 런던과 뉴욕 상품거래소에 거래되는 구리 선물은 전기동을 일컫는다.
세계 주요 구리 광산 중 하나인 파나마의 `코브레 파나마(Cobre Panama)` 광산의 경우 작년말부터 채굴이 중단됐다. 파나마 대법원이 "캐나다 광물업체 퍼스트 퀀텀(First Quantum)사에 20년간 채굴 운영권을 부여한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코브레 파나마 광산 전경 [사진=블룸버그] |
작년 10월 파나마 의회가 정부와 퍼스트 퀀텀이 맺은 신규 계약을 승인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환경운동가들은 `노천 광산이 수자원을 파괴한다`며 한층 격렬한 시위를 전개했다. 그리고 한달 뒤 파나마 대법원이 "해당 계약을 승인한 법안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정부도 코브레 광산을 잠정 폐쇄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달 들어 멕시코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해 노천 광산 채굴을 금지하는 수정 헌법안(헌법 27조 수정안)이 대통령 발의로 제출됐다. 상하원 3분의2 동의와 지방의회 과반 동의를 얻으면 수정 헌법안은 최종 통과된다. 해당 조치는 기존 광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멕시코에 기반을 둔 광산업체의 생산량 확대 계획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는 내용이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생산 활동도 별로다. 인건비 상승으로 광산 채굴이 줄고 증산 프로젝트가 보류된 탓이다. 지난해 칠레의 구리 생산은 전년비 2% 감소했다. 국영 코델코의 생산은 8% 가까이 줄었다. 페루의 라스 밤바스 광산은 상시적인 파업 위험에 노출돼 있다.
여기에다 주요 광산업체인 앵글로 아메리칸과 리오틴토 등이 (칠레 사업장의 축소 영향으로) 2024년 연간 구리생산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이들의 연간 생산 하향 수정과 코브레 파나마 광산의 폐쇄만으로도 올해 글로벌 구리 공급은 45만톤~65만톤 가량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4. 골드만 "올해 1만달러"..시티 "내년까지 1만5000달러"
공급 차질 위험은 구리 제련소의 수수료 동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동정광에서 정제동과 전기동을 뽑아내면서 제련업체들이 받는 수수료(TC/RC)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동정광 재고 부족으로 인해 일감(제련 의뢰)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이런 흐름은 시차를 두고 구리(전기동) 시장 수급을 압박하게 된다.
아래 차트는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재고 추이를 보여준다. 계절성을 타는 지표지만, 최근 넉달간 감소세가 완연하다. 2월19일 현재 LME 구리(전기동) 재고는 12만8300톤으로 작년 10월(19만2000톤)대비 30% 넘게 줄었다.
LME 구리 재고 및 뉴욕상품거래소 구리 선물 가격 추이 |
피치 산하의 리서치 업체인 BMI는 "파나마 광산 폐쇄 등 최근 등장한 공급 차질문제로 구리 시장 수급이 향후 수개월에 걸쳐 빡빡해질 것"이라고 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녹색 에너지로 전환 흐름이 주요국에서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BMI는 "해를 지나면 글로벌 구리 수급은 더 빠듯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2년 구리 가격은 75%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티의 원자재 분석팀도 장기적 관점에서 구리 강세를 전망한다. 시티는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이 빨라지면서 오는 2030년까지 구리수요는 420만톤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오는 2025년에는 구리 가격이 톤당 1만50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리 가격이 작년 3월의 최고가(1만730달러)보다 45% 가량 더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다.
구리 강세 시각을 고수하고 있는 골드만삭스는 "오는 2분기부터 글로벌 구리 수급이 공급부족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한다.
골드만의 니콜라스 스노든 애널리스트는 "작년말 공급부문에서 잇따라 발생한 충격은 올해 구리 생산량 증대분에 대한 전망치를 거의 60% 가까이 낮춰 잡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연간으로 올해 구리 시장은 42만8000톤의 공급부족을 겪게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12개월 구리 가격 전망치는 톤당 1만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