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시작에 유혈충돌 불안 고조…중재국들 '이틀 휴전' 추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라마단 휴전'이 무산되면서 유혈 충돌 가능성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중재국들은 기존 6주 대신 이틀 휴전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양측은 핵심 조건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결국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 전 휴전 합의에 실패했다.
특히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 매년 라마단 기간 중 무력 충돌이 벌어졌던 만큼, 전쟁 중인 올해 라마단을 맞는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라마단 기간은 해마다 구성된 전문가단이 초승달을 관측하고, 최고 종교지도자가 초승달을 육안으로 관찰한 뒤 시작 날짜가 발표된다.
라마단을 앞두고 무슬림들이 알아크 사원 밖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3.11 [email protected] |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는 11일이 라마단의 첫날이라고 밝혔고, 시리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이라크 등도 같은 날 금식성월이 시작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WSJ은 카타르와 이집트 등 중재국들은 라마단 기간에도 휴전이 체결되도록 양측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계속하기로 했으며, 라마단 시작 후 이틀간만이라도 휴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예루살렘에 있는 알아크사 사원은 이슬람과 유대교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으로, 매년 라마단 시작일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커지면서 무력 충돌이 벌어지곤 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 윌리엄 번스 국장은 8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데이비드 바르니아 국장을 만나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협상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모사드는 합의 도달을 위해 중재국들과의 접촉 및 협력이 계속되고는 있으나, 하마스가 여전히 확고한 입장을 고수해 협상이 차질을 빚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라마단 기간 가자지구에서 폭력사태를 증폭시키려 한다고 몰아세웠다.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휴전 조건을 거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마스 대변인 아부 우다이바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작전명인 '알아크사의 홍수' 확대를 촉구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라마단 기간 '팔레스타인 안팎의 모든 전선에서의 대결과 시위', '알아크사 모스크를 향한 집결'을 촉구했으며,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이날 라마단 기념 성명에서 팔레스타인은 자유와 독립을 다시 얻을 때까지 이스라엘과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