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서학개미 픽' 버티브 ①AI 서버 특수, 냉각장비 1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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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의 데이터센터용 전력관리·냉각 시스템 판매업체 버티브(종목코드: VRT)가 최근 우리나라 투자자 사이에서 호감을 산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고성능 연산 능력을 갖춘 데이터센터 투자가 더욱 왕성해진 가운데 관련 시설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장치나 대량으로 방출되는 열 관리 시스템의 수요도 비례해 증가해 실적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돼서다. 버티브가 어떤 기업이고 전문가 평가는 어떤지 알아봤다.
[사진=버티브 홈페이지 갈무리] |
버티브는 전자장비 열 관리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회사다. 전신은 밸브나 계측장비 등 산업용 기기를 취급하는 에머슨일렉트릭의 네트워크파워(전력관리·냉각 장비) 사업부로 2016년 사모펀드에 매각됐다가 2020년 SPAC(스팩; 기업인수목적회사)와 합병을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전자장비 열 관리 중에서도 강점이 있는 것은 데이터센터 냉각장비로 옴디아 추산(2020년)에 따르면 버티브의 관련 점유율은 23.5%로 가장 커 2위보다 10%포인트 넘게 높은 것으로 파악되는 등 입지가 단단하다.
최근 수년 사이 버티브 주가의 궤적은 AI 열풍의 핵심이자 미국 주식시장의 시세 견인 역할을 하는 엔비디아와 흡사하다. 현재 주가(26일 종가)는 66.31달러로 1년 전보다 319% 올라 4배가 됐고 연초 이후 상승률은 38%다.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상승폭은 상당하지만 밸류에이션 자체는 주가수익배율(PER, 포워드) 기준 29.2배로 파악되는 등 AI 특수 기대감이 나오는 여타 주식에 비해 비교적 완만한 편이다. 물론 주가지수 S&P500의 21배나 일반 장비판매 기업에서 볼 수 있는 수준보다는 높지만 말이다.
1년 동안 버티브가 상당한 주가 상승폭을 연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AI 열풍에 의한 데이터센터 증설 수요가 있다. 이미 종전에도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이동)' 조류에 따라 데이터센터 투자가 기조적으로 늘어왔지만 대량 데이터의 고속 연산을 요구하는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구동할 데이터센터의 추가·확대의 필요성도 덩달아 커졌다.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 GPU(화상처리장치)가 탑재된 고성능 연산 시스템의 데이터센터의 발열량은 기존 CPU(중앙처리장치) 서버의 5배이고 냉각해야 할 발열량은 면적 평방피트당 10배라고 한다.
대량의 전력 소비와 이에 따른 발열량 급증은 데이터센터의 하드웨어 손상이나 성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까닭에 버티브가 판매하는 데이터센터용 냉각 장비나 전력관리 장비는 AI 연산용 데이터센터를 구동하는 기업들에는 필수적이다. 버티브의 주가가 엔비디아의 궤적을 따라 급등세를 연출한 이유다. 특히 버티브는 매출액이 약 3분의 1이 하이퍼스케일(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고객사에서 나오는 까닭에 특수 기대감이 더 컸다. 이튼이나 슈나이더 같은 대형 경쟁사의 한 자릿수 비율(뱅크오브아메리카 추산)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버티브의 성장률은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고가에 거래되는 GPU를 판매하는 엔비디아 만큼 높지는 않지만 그 기세는 견조하다고 할 수 있다. 작년 4분기 매출액(18억6500만달러) 증가율은 13%, 3분기는 18%, 2분기는 24%, 1분기는 32%다. 냉각장비 시장이라는 곳이 비교적 경쟁자가 많은 분야이고 제품 특성상 수명 주기도 길어 신규 구매의 유인이 GPU보다는 떨어지지만 이런 업황 특성 속에서도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은 우수한 성장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튼의 경우 10%대 초반이다. 마진은 매출총이익률 기준 37%로 이튼 등 경쟁사와 비슷하다.
업계에서는 우수한 성장률로 평가받고 있지만 최근 결산 결과를 받아본 투자자 사이에서는 한때 실망감이 나오기도 했다. 이달 21일 버티브의 작년 4분기 매출액은 애널리스트 추정치 컨센서스에 부합했고 주당순이익(조정 후; 특별손익 등 제외)은 56센트로 1년 전 28센트에서 2배가 돼 컨센서스 53센트를 웃돌았지만 1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실망감을 자아냈다. 1분기 매출액 가이던스의 중앙값은 16억달러로 컨센서스 16억2200만달러를 밑돌았고 주당순이익도 34센트로 컨센서스 37센트를 하회했다. 버티브 측은 생산 능력의 제약 요인이 아니라면 더 큰 향상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자신한다.
전문가들도 공감하는 내용이다. GPU 기반의 AI 서버 증축 수요가 급증했다고 해도 아직 데이터센터는 CPU 기반이 많고 현재 AI 시장의 주도 주체는 인터넷 기업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등 대형 기술기업에 한정돼 있어 성장 여력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돼서다. AI 활용이 일반 중소기업으로까지 번지는 국면을 상정하면 성장률은 상당할 수 있다는 게 이들 견해다. BofA에 따르면 AI 서버 시장은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50% 성장(2023년 380억달러→2026년 1360억달러)할 것으로 예상됐다. 과거 17년 동안의 전체 서버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5.5%의 약 10배의 속도다.
▶②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