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장례식, 수만명 애도 속 모스크바서 거행..."러시아에 자유를" 구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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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수감중 사망한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정부 시민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장례식이 1일(현지시간) 가족과 지지자들의 애도 속에 모스크바 인근에서 치러졌다. 

나발니의 장례식은 이날 그가 살았던 모스크바 남동부 마리노의 한 교회에서 엄수됐다. 그가 지난 16일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의 야먈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사망한 지 2주만이다. 

나발니의 관은 이날 오후 검은색 영구차에 실려 교회 입구에 도착했다. 

인근 도로에 운집한 지지자들은 그의 관이 도착하자 "나발니!"를 연호하거나, "사랑은 두려움보다 강하다"고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또는 "러시아에 자유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도에 꽃을 던졌다.   

공식적인 추모 인파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수천명이 모인 것 같다고 전했다. 러시아 신문인  노바야 가제타의 한 기자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모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장례식이 치러지는 교회와 인근 도로에 철제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다수의 경찰들을 배치해 삼엄한 감시와 경계를 펼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경찰은 앞서 나발니의 추모 장소가 된 모스크바 솔로베츠키 기념비 인근에서 100여명의 추모객을 구금했지만 이날 장례식 과정에선 이같은 대규모 체포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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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와 추모객들이 그의 운구차를 따라 보리솝스코예 묘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교화 안에서 진행된 장례식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영상과 사진 등으로 중계되기도 했다. 

나발니의 부모 등 유족들은 관 속에 빨간 색과 하얀 색 꽃으로 덮여 누워있는 나발니에게 마지막 인사와 작별 키스를 했다. 

이후 나발니의 관은 교회에서 인근 보리솝스코예 묘지로 옮겨졌고, 도로에서 기다리던 많은 추모객들도 "감사합니다, 알렉세이" 등을 외치며 묘지로 이동했다. 이때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들이 일부 넘어지기도 했다. 

유족들은 묘지로 옮겨진 나발니의 관 위로 흙을 덮으며 그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이때 나발니가 평소 좋아했던 노래 '마이 웨이(My Way)'와 "나는 돌아올 것이다! (I WILL BE BACK!)" 이라는 대사가 나오는 영화 터미네이터의 배경 음악도 울려퍼졌다. 

한편 나발니의 유지를 받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선 시민 운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그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와 외국에 체류중인 두 자녀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나발니 사망당시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해 있던 율리아가 러시아로 돌아올 경우 당국에 체포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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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남동부 마리노의 교회에서 엄수된 알렉세이 나발니의 장례식. [사진=로이터 뉴스핌]

대신 나발나야는 이날 소셜 미디어 X에 "26년간 절대적으로 행복하게 해줘서 감사해요"라고 썼다. 이어 "사랑해주고, 응원해주고 감옥에서도 날 웃게 해주고 항상 저를 생각해 줬어요... (수감중이었던) 지난 3년조차 행복했어요"라고 적었다. 

나발나야는 또 "당신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하늘에 있는 당신이 날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노력할게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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