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PCE 주시하며 약보합...유가·채권금리 상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는 26일(현지시각)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약보합권을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2.30포인트(0.16%) 하락한 3만9069.23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27포인트(0.38%) 내린 5069.53에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0.57포인트(0.13%) 밀린 1만5976.25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주 엔비디아 호실적에 따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3대지수가 랠리를 펼친 탓에 이날은 숨 고르기 분위기가 나타났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
특히 시장 참가자들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미국의 작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수정치를 비롯한 경제 지표와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의 연설을 기다리며 거래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지표 중에서도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PCE 물가는 29일 발표 예정이다. 전월 대비 0.4% 오르며 12월의 0.2%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이 예의주시 중이다. 실제 수치가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더 높다면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는 한층 후퇴하고 증시에 대한 압박은 커질 수 있다.
홈리치 버그의 최고투자책임자 스테파니 랭은 CNBC에 "2023년 10월 저점 이후 20% 이상 상승한 현재 시장은 어느 시점에서 숨 고르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번 주 예상보다 더 뜨거운 PCE 수치가 나온다면, 이는 시장의 열기를 꺾을 수 있는 데이터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오펜하이머 수석 투자전략가 존 스톨츠푸스는 기대 이상이었던 어닝 시즌 덕분에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상황이라면서, 끈적한 물가에 대한 연준 경계가 계속되더라도 투심은 긍정적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징주로는 알파벳 주가가 4.5% 하락 마감했다. 지난 주말 구글의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 툴인 제미나이 에 대한 사용자 비판이 고조되면서 주가에 부담이 된 모습이다.
또 이날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이 최근 구글 직원들 사이에서 자사 인공지능(AI) 전략을 조롱하는 내부 밈이 돌고 있다고 보도한 점도 주가를 짓눌렀다. 보도에 따르면 직원들은 구글이 발표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중구난방이라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D램 3위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 양산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주가가 4% 상승 마감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이날 1.05% 올랐다.
비트코인 가격이 5만4000달러를 돌파하며 202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덕분에 암호화폐 관련주들은 급등세를 연출했다. 코인베이스는 17%,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6% 각각 상승 마감했다.
이날부터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를 대신해 다우지수에 편입된 아마존은 0.16% 하락 마감했다.
미 국채 금리는 PCE 및 국내총생산(GDP) 지표, 국채 입찰 등을 경계하며 상승했다. 채권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3.5bp(1bp=0.01%포인트) 오른 4.295%를 기록했고, 연준의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1bp 상승한 4.7311%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1달러 넘게 올랐다. 홍해에서의 후티 반군 공격이 지속되고 미국의 정제 활동 침체 등이 맞물려 공급 우려가 커진 점이 가격을 밀어 올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09달러(1.43%) 오른 77.5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은 91센트(1.11%) 상승한 82.53 달러를 가리켰다.
미 달러화는 여러 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감 속에 소폭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103.81로 0.15% 하락했다. 다만 엔화 대비로는 0.16% 오른 150.74달러를 기록했다.
금 값 역시 지표를 기다리면서 제한적 움직임을 보였다. 금 현물은 전장보다 온스당 0.24% 내린 2030.87달러를 기록했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은 0.68% 후퇴한 2024.80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