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요지부동' 미 인플레에 하락...獨·佛 증시는 장중 '사상 최고'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유럽 주요국 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전월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던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후퇴하며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0.98포인트(0.21%) 내린 472.72에 장을 마쳤다.
연방준비제도(Fed) [사진=블룸버그] |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7.98포인트(0.11%) 밀린 7551.53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2.69포인트(0.02%) 하락한 1만6791.74에 각각 장을 마쳤다.
이날 CAC40는 장중 0.4%오른 7582.4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DAX지수 역시 장중 0.3% 오른 1만6837.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장 후반부 오름폭을 반납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2.12포인트(0.03%) 하락한 7542.7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앞서 발표된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으나 지난달 수치에서 큰 진전을 보이지 않았고, 전문가들은 물가 오름세를 목표치인 2%로 낮추는 연준의 마지막 여정이 평탄치는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노동부는 11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에 비해 3.1%,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다고 밝혔다.
직전 달인 10월(3.2%, 0.0%)과 비교해 전년 대비 상승률은 둔화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0.1%포인트(p) 올랐다. 월가 전문가 전망치(3.1%, 0.0%)와 비교해도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p 높았다.
연준이 주시하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식품·에너지 제외) CPI는 지난해보다 4.0%, 전월 대비로는 0.3% 각각 올랐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10월(4.0%)과 같았으며, 전월 대비로 10월 0.2%에서 0.1%p 올랐다.
이퀴티 캐피털의 스튜어트 콜 수석 거시 이코노미스트는 "11월 CPI 수치는 예상보다 뜨거웠고 헤드라인과 근원 CPI의 월간 상승률이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며 "이번 수치는 CPI를 목표치로 2% 낮추는 마지막 여정이 가장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영국에서의 임금 상승률은 근 2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당장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통화 정책 기조를 수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의 보너스를 제외한 평균 주당 임금은 7.3% 상승했다. 이는 지난 5~7월 7.8%에서 0.5%포인트 하락한 것인데,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언스트앤영 아이템 클럽의 마틴 벡 수석 경제 고문은 임금 데이터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임금 상승률이 BOE의 물가 안정 목표 2%를 2배도 넘게 웃돌고 있어 BOE가 고금리를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하루 뒤인 내일은 연준의 금리 결정 발표가 있을 예정이며, 이틀 뒤인 14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과 BOE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다.
연준에 이어 ECB와 BOE도 이번 회의에서 기존의 연 4.5%, 5.25%에 각각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특징주로는 독일 의료기술 업체인 칼 자이스 메디텍의 주가가 6.5% 올랐다. 회사가 연간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향후 전망에 대해 한층 낙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바이러스 백신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전염병 백신 개발업체 아이코사백스를 최대 11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는 발표에 주가가 0.8% 올랐다.
반면 비만 치료제 '위고비'로 유명한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1.2% 내렸다. 경쟁사인 일라이릴리가 비만치료제 젭바운드 복용을 중단한 후 1년 이내 체중이 다시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