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北 화성 11형 탄도미사일 20여발 발사"...부품 75%는 미국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지난해 12월 말부터 적어도 20여 발의 북한 탄도미사일 '화성 11형'을 발사해 공격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지난해 말부터 여러 차례 북한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면서 북한제 미사일 파편 사진 등을 증거로 공개했다.
SBU는 러시아가 발사한 북한의 화성 11형 미사일로 인해 적어도 24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30일 자포리자 지역에 대한 공습에 이어 지난 1월 초 수도 키이우에도 북한의 화성 11형 미사일을 발사했다.
러시아는 2월에도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히르키우와 도네츠크 지역의 5개 최전방 마을등에 북한제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KN-23 미사일 동시 발사 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
우크라이나 당국은 당시 히르키우를 공격하는 데 사용된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화성-11'(KN-23)이라고 밝혔다.
아르템 테티아렌코 SBU 대변인은 "북한의 지원은 전쟁 가해국을 돕고 전쟁법을 위반하는 등 우크라이나 형법의 처벌 대상"이라면서 "모든 범죄의 정황을 규명하기 위해 포괄적인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의 무기감시단체인 '분쟁군비연구소'(CAR)는 지난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에서 회수한 북한제 미사일 잔해 290개 부품을 직접 조사한 결과, 75%가 미국회사가 설계∙판매하는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CAR 보고서는 이밖에 북한제 미사일 부품 중 16%는 유럽회사, 9%는 아시아 지역의 회사 제품이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부품들이 2021년에서 2023년 사이에 제조된 것으로 미뤄볼 때 이들 미사일은 지난해 3월 이후 조립돼 러시아에 넘겨져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거의 20년간 유지되어온 제재망을 탐지당하지 않고 우회할 수 있는 견고한 조달 네트워크를 개발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