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월 PPI 전월비 0.3% 상승…기대보다 높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달 미국의 생산자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가팔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 전망치를 상회했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공개 이후 시장 참가자들은 물가 안정세가 예상보다 더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16일(현지시간)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한 달 전보다 0.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로 0.1% 오를 것으로 봤던 전문가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치다. PPI는 지난해 12월 한 달 전보다 0.2% 하락한 바 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5% 올라 기대치 0.1%를 크게 상회했다. 식품과 에너지, 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PPI는 0.6% 올라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1월 서비스 생산자물가는 0.6% 상승했는데 여기에는 외래 진료 서비스의 2.2%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재화 생산자물가는 오히려 에너지 가격의 1.7% 하락에 힘입어 지난달 0.2% 내렸다.
전년 대비로 PPI는 0.9% 상승했으며 식품과 에너지, 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PPI는 2.6% 올랐다.
미국 PPI 월간 변동률.[차트=미 노동통계국] 2024.02.17 [email protected] |
이날 PPI 보고서는 금융시장에 다시 한번 고집스러운 인플레이션을 확인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꾸준히 향한다는 추가 근거를 봐야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선언한 상태다. 최근 공개 발언에 나선 연준 위원들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하락)이 보다 전반적으로 나타나기를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주 초 발표된 1월 CPI는 전년 대비 3.1% 올라 시장 기대치인 2.9%를 상회해 끈적한 물가 오름세에 대한 우려를 키운 바 있다. CPI 공개 이후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 전망 시점을 오는 5월에서 6월로 미뤘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6월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해 연말까지 25bp(1bp=0.01%포인트)씩 총 4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주식시장은 다시 한번 뜨거운 인플레 지표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30분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23% 내렸으며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34%, 0.70% 하락했다.
국채 금리는 상승 중이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같은 시각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5.3bp 하락한 4.293%를 나타냈으며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8.8bp 뛴 4.656%를 가리켰다.
미 달러화는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날보다 0.07% 오른 104.37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05% 하락한 1.0768달러, 달러/엔 환율은 0.27% 오른 150.34엔을 각각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