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프로보다 퀘스트가 낫다"는 저커버그에 전문가들 "가성비 인정"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이 개발한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 사용 후기를 직접 전하며 자사 퀘스트가 훨씬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 업계 전문가들은 저커버그의 발언이 다소 편향됐을 수는 있지만, 퀘스트가 가성비 면에서는 우수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저커버그가 직접 올린 릴스 영상 [사진=저커버그 인스타그램] 2024.02.15 [email protected] |
◆ 저커버그 "퀘스트가 비전프로보다 우수"
저커버그 CEO는 14일(현지시각)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릴스' 영상을 통해 비전 프로를 직접 써본 후기를 남겼다.
그는 영상에서 "비전 프로를 써보기에 앞서 퀘스트가 일단 1/7 가격에 판매되는 만큼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가성비를 줄 것이라 기대했는데, 실제로 비전 프로를 써보니 (가격과 무관하게) 퀘스트가 제품 품질 면에서 더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저커버그는 "모든 회사는 그들의 하드웨어를 다르게 설계하고, 각자의 장점이 다를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퀘스트는 전반적인 혼합현실 기능에서 (비전 프로보다) 뛰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이 (릴스) 영상도 퀘스트3의 MX 패스스루 기능으로 촬영되고 있는데, 가상의 디지털 스크린들이 공간 내에 전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비전 프로의 '공간 컴퓨팅' 기능이 퀘스트에서 이미 작동 중임을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또 퀘스트가 비전 프로보다 가벼워 실제 장비를 얼굴에 착용해야 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퀘스트가 화면 밝기와 시야각, 콘텐츠 몰입도, 편의성 등 측면에서 모두 비전 프로를 앞선다고 평가했다.
애플 비전 프로에서 호평을 들은 '시선 트래킹'에 대해서는 "우리 역시 비슷한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미래에 다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가 직접 올린 릴스 영상 [사진=저커버그 인스타그램] 2024.02.15 [email protected] |
◆ 전문가들 "퀘스트 가성비 반박불가"
미국 IT 매체들은 비전 프로를 작심 비판한 저커버그 릴스 내용을 전하면서, 자사 제품에 대한 그의 평가에 약간의 과장이 있긴 하겠지만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퀘스트의 가성비를 높게 평가했다.
세계적 IT매체인 ZD넷은 메타의 퀘스트가 게임과 피트니스에 더 적합한 제품이며, 특히 퀘스트 무게가 500g 정도로 비전 프로보다 100g 넘게 가볍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플라스틱을 주로 사용한 퀘스트가 착용감이 더 좋고 외부 충격에도 안전하며, 터치 플러스 컨트롤러를 사용하면 비트세이버와 같은 운동 앱이나 게임 플레이를 할 때 더 뚜렷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ZD넷은 무엇보다 3500달러선인 애플 비전 프로 가격은 500달러대인 메타 퀘스트3에 비해 너무 비싸다면서, 퀘스트3의 경우 공간 컴퓨팅 차원에서 퀄리티가 조금 떨어지긴 해도 기능면에서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애플 비전 프로의 경우 확실히 마감이나 호환성 등에 있어 프리미엄 제품의 특징을 느낄 수 있으며 다른 VR 헤드셋보다 우수한 느낌은 들지만 3500달러만큼의 값어치를 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디스플레이 품질은 비전 프로가 우수한 만큼 '영화 광'이라면 비전 프로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애플의 비전 프로의 경우 미래 증강현실이 구현할 수 있는 잠재성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데 주력한 반면, 메타는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저렴한 제품을 출시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애플의 증강현실 개발 전략이 나중에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장담하긴 어려우나 현재로서는 메타가 스마트글래스나 퀘스트 매출 면에서 이미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면서 메타 전략이 지금은 더 효과적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