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장관 브라질 회동..."3국 공조 어느 때보다 중요"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한·미·일 외교장관이 22일(현지시간) 3자 회동을 가졌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은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회의에서 3국 장관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한 평가와 견해를 교환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2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3국 회동을 갖기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4.02.23. |
3국 장관은 회동에서 북한 문제에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뜻을 같이하고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3국 장관들은 또 지난해 8월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3국 정상회의 이후 3국 협력의 진전 상황을 점검하고 각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3국 장관들은 이어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하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모든 인질을 석방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1994년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처음 열린 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며 "이번 회담은 우리가 함께하는 여정의 상징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3국 미사일 정보 공유 메커니즘과 장기 군사훈련 계획 완성 등 캠프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 합의가 진전된 점을 평가하면서 "우리는 또한 공동의 안보 도전에 직면했을 때 서로 신속히 협의하고, 대응을 조율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가미카와 일본 외무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며 "우리의 전략적 조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나는 북한과 그 너머의 이슈를 다루는 데 있어 여러분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2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모습. [사진=외교부] 2024.02.23 |
이날 회의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뤄진 주제는 북한 문제였다. 특히 북한의 계속되는 긴장 고조행위와 북·러의 군사 협력 관련 내용을 집중협의했다. 3국 장관은 북·러 군사협력이 한반도를 넘어 국제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임을 지적하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계속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등 북한의 핵·미사일 자금 조달 수단을 차단하기 위힌 3국 공조의 필요성과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협력도 강조했다. 아울러 3국 장관은 북이 호전적 언사와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 3국 장관 회동은 북한과 일본이 대화 재개를 탐색하고 있는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3국 장관들은 북·일 대화 추진이 3국의 긴밀한 공조와 협의 하에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과 북한의 핵, 인권 문제에 3국이 일치된 목표를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데 주력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북·일 대화 추진에 대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안정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태열 장관은 지난 21일 열린 가미카와 외무상과의 양자 회담에서도 북·일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계속 긴밀히 소통할 것을 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