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트럼프, 나토 탈퇴 직전까지 갔었다...재추진 현실적"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직전까지 갔었고 그가 집권 2기 때 탈퇴를 재추진할 가능성은 "소름 끼칠 정도로 현실적"이라고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이 13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2018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의장에서 나토 탈퇴에 매우 근접했었다"며 최근 트럼프의 나토 압박 발언들은 "나토 탈퇴가 그에게 매우 진지한 사안임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은 그가 실제로 (나토 탈퇴를) 하진 않을 것이고 그저 나토 회원들과 (방위비 분담금 등을) 협상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트럼프가 나토를 탈퇴하기 직전에 나도 브뤼셀 현장에 있었다"며 "그는 협상하려고 한 게 아니다. 그의 목표는 나토를 강화하는 것이 아닌 미국이 빠져나오기 위한 토대를 까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트럼프가 나토 동맹국들에게 방위비 분담금을 충분히 내고 있지 않고 더 내라고 요구한 것은 나토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미국 탈퇴를 위한 자신의 핑곗거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나토 동맹들이 연간 국내총생산(GDP) 2% 이상이라 약속한 방위비 지출을 한다고 해도 탈퇴에 대한 "그의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전날 CNN도 볼턴 전 보좌관과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2018년 나토 정상회의 때 당시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에게 나토 탈퇴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지시를 받은 두 사람은 공식 탈퇴 계획을 세웠는데 막판에 지시가 철회됐단 전언이다.
CNN과 인터뷰에서도 볼턴 전 보좌관은 "나토는 정말 위험에 처할 것이다. 트럼프는 나토를 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 참모들의 폭로는 트럼프가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대선 후보 경선 유세에서 나토 동맹국들이 제대로 방위비 분담금을 내지 않는다면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공격하라고 부추길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나왔다.
한 차례 그의 발언을 지적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13일에도 "멍청하고 창피하며 위험하고 미국답지 않다"고 재차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