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 웨이브 82% 폭등...인간 대상 첫 'RNA 편집' 임상 성공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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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82% 폭등...인간 대상 첫 'RNA 편집' 임상 성공①>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시스(종목코드: WVE)의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AATD) 치료를 위한 'WVE-006' 약물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라고 불리는 핵산 가닥으로 만들어졌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세포 내에 있는 RNA 아데노신 탈아미노 효소(ADAR)를 모집하여 메신저RNA(mRNA)의 단일 염기를 변경한다. 이를 통해 AATD와 같은 유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단백질 생성에 대한 왜곡된 명령을 수정한다.
이론적으로는 RNA 편집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과 같은 접근 방식으로 DNA를 영구적으로 변경하는데 따라 내재된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올해 2월 16일 과학 전문지 '네이처'는 RNA 편집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와 같은 DNA 편집 기술보다 더 안정적이고 유연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시스의 치료법을 예로 들기도 했다.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시스 연구실 [사진=업체 제공] |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위험 중 하나는 표적으로 삼은 유전자 영역 외부에 의도하지 않은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와 달리 RNA 편집은 유전자를 바꾸지 않는다. 또 RNA 분자는 빠르게 분해되기 때문에 RNA 편집 치료 효과는 일시적이다.
이는 치료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짧을 수 있다는 단점인 동시에 영구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안전상의 이점을 제공할 수도 있다. RNA 편집 기술 개발자들은 유전자 편집으로 DNA를 잘못 잘라 장기적인 피해가 발생할 위험을 회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RNA 편집은 단백질 발현을 보다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고 여러 번 투여도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시스의 폴 볼노 최고경영자(CEO)는 16일 성명에서 "단일 용량으로 관찰한 mRNA 편집 수준은 예상을 뛰어넘었으며, 전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반복 투여를 통해 M-AAT 수치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러한 초기 데이터는 WVE-006의 지속성, 편리한 피하 투여와 함께 동급 최강 프로파일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웨이브는 2025년에 다회 투여 임상시험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웨이브의 임상 시험 결과는 최근 바이오테크와 제약사 모두로부터 상당한 관심과 투자를 받고 있는 RNA 편집 분야에서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간 것이다. 웨이브는 아시디언 테라퓨틱스(Ascidian Therapeutics, 비상장)와 함께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서 RNA 편집 의약품 후보물질을 보유한 단 두 회사 중 하나다.
따라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RNA 편집 기술이 실제로 얼마나 잘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로서 웨이브의 임상 시험을 면밀히 지켜봐 왔다. 이번 임상 시험에서 웨이브는 두 환자에게 WVE-006 약물을 단 한 번 투여했지만, 치료 효과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식에 RNA 편집 분야에서 경쟁하는 코로 바이오(KRRO)와 프로큐알 테라퓨틱스(PRQR)의 주가도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스의 주가와 동반 상승했다. 2018년 설립돼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본사를 둔 코로 바이오의 주가는 16일 77달러로 전일 대비 93.66% 치솟았고, 2012년 설립돼 네덜란드 라이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프로큐알 주가는 4.02달러로 122.10% 폭등 마감했다.
코로 바이오도 AATD에 대한 RNA 편집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규제 당국에 임상 시험 개시를 요청할 계획이다. 코로 바이오에 대해 '시장수익률 상회' 투자의견을 내고 있는 RBC 캐피털 마켓츠의 루카 이시 애널리스트는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시스의 데이터는 더 넓은 분야에 환상적인 소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블레어의 마일스 민터 애널리스트는 "코로 바이오가 동급 최고의 메신저 RNA 편집 플랫폼을 보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초기 효능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뛰어넘자 월가는 웨이브의 WVE-006 약물에 대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 약물이 시장에 출시되려면 앞으로 몇년이 걸리겠지만, 이번에 공개된 데이터는 RNA 편집 치료법에 대한 최초의 인간 대상 데이터이자 RNA 편집 기술에 대한 검증으로서 RNA 편집 분야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B.라일리 증권의 매디슨 엘-사디 애널리스트는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실제로 인간에게 작용하는 것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단 한 번의 투여로 이러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유망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즈호 증권의 살림 시드 애널리스트는 "이건은 우리가 아는 한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시스나 다른 회사에서 나온 RNA 편집에 대한 최초의 임상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리링크 파트너스의 조셉 슈워츠 애널리스트는 이 연구 결과가 "인간을 대상으로 한 ADAR RNA 편집의 강력한 시연이며 웨이브의 기술에 대한 임상적 검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블레어의 마일스 민터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이를 장벽을 허무는 동시에 더 중요하게는 ADAR 분야를 더 광범위하게 활성화하는 이벤트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웨이브는 15일 규제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일본 다케다제약이 웨이브가 헌팅턴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RNA 약물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웨이브는 이 약물의 가속 승인을 추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제 당국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 서류에서 해당 프로그램이 "잠재적 파트너들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리링크의 슈워츠는 "이제 웨이브는 독립적으로 헌팅턴병 치료제를 개발하거나 다른 파트너를 찾을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가 경영진을 만났을 때 그들은 이에 대해 단순히 다케다의 전략 파이프라인 우선순위 문제라고 말했고, 웨이브는 가속 승인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브에 대한 월가의 투자의견을 종합하면 '매수'다. 미 경제 매체 CNBC 집계에 따르면, 10개 투자은행(IB) 중에 2곳이 '강력 매수', 7곳이 '매수'를 추천했고, 1곳은 '보유' 의견을 냈다. 이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은 18.70달러로 앞으로 1년간 25.5% 상승 여력을 나타낸다. 월가 최고 목표주가는 22달러, 최저 목표주가는 7달러다.
오는 10월 30일에 열리는 '연례 리서치 데이'에 웨이브는 WVE-006 메커니즘 증명 데이터와 함께 웨이브가 전액 출자한 새로운 GalNAc-RNA 편집 프로그램과 비만 관련 WVE-007(INHBE GalNAc-siRNA) 프로그램에 대한 새로운 전임상 데이터를 포함한 업데이트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