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前보좌관들 "트럼프 재집권하면 나토 탈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 유력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를 추진할 것이라고 그의 전직 보좌관들이 경고했다.
짐 시우토 CNN 뉴스룸 앵커 겸 안보 전문기자는 12일(현지시간) "오는 3월 12일 출간할 예정인 '강대국들의 귀환' 책을 위해 인터뷰한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트럼프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을 이긴다면 '미국은 나토를 탈퇴할 것'이라고 본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컨웨이에서 선거 유세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나토는 정말 위험에 처할 것이다. 트럼프는 나토를 나가려고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으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존 켈리는 "요점은 트럼프가 나토에서 (미국 가입의) 의미를 전혀 찾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그는 한국이나 일본에 억제 병력을 주둔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완전히 반대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비서실장에 재직했을 당시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괜찮은 사람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그는 마치 미국이 이들을 못살게 구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토가 없었더라면 푸틴이 이런 일(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란 주장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 2018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당시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에게 나토 탈퇴를 지시했다고 한다. 지시를 받은 두 사람은 공식 탈퇴 계획을 세웠는데 막판에 지시가 철회됐단 전언이다.
이 소식은 트럼프가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대선 후보 경선 유세에서 나토 동맹국들이 제대로 분담금을 내지 않는다면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공격하라고 부추길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인 가운데 나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네덜란드와 폴란드 국방부 장관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트럼프 발언을 비판했으며, 공화당 대선 경선주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도 "트럼프가 우리 동맹이 아닌 푸틴 편을 드는 것은 실수"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정부도 미국도 나토에서 얻은 것이 많다며 트럼프 발언에 반박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토는 미국이 주기만 하는 동맹이 아닌 우리 모두 많은 것을 얻는 동맹"이라며 "나토가 한 회원국의 방어를 위해 집단으로 나선 사례는 9.11 테러 이후 미국 방어를 위해서였다"며 미국인들이 나토를 폭넓게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