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유기업들 사내 軍조직 창설..."사회적 불안에 대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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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 국유기업들이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시대의 유산인 민병대와 유사한 예비군 부대를 자체적으로 창설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몇 개월 사이에 수십 곳의 국유기업이 자체 군대 관련 부서인 '인민무장부'(People's Armed Forces department·PAFD)를 설치했다.

FT는 지난해 현지 국영 매체들 보도와 지방 정부, 기업 발표 등을 분석해 이같이 전했다. 우한도시건설투자개발그룹, 파워차이나(중국전건집단장비연구원) 그룹, 우한메트로, 후이저우시의 수자원공사 및 교통투자그룹, 장쑤성의 하이안 도시건설투자그룹 등 국유기업이 최근 몇 개월 사이에 PAFD 부서를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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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경 천안문의 마오쩌둥 사진을 배경으로 서있는 공안. [사진=로이터 뉴스핌]

민간기업에서도 PAFD를 설치하는 추세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의 유제품 회사 이리(伊利)그룹이 지난해 말 PAFD를 설립했으며, 경쟁사 국유기업 멍뉴(蒙牛)그룹도 지난해 5월 신설했다.

전문가들은 각 국유기업들이 둔 PAFD가 마오 집권 당시 전시 지원 병력 등에 활용하기 위해 각 현과 촌에 둔 민병대를 연상시킨다고 말한다.

미국 싱크탱크 란드의 티모시 히스 국제 국방 연구원은 중국 국유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놀랐다"며 "국유 기업들이 자체 민병대 부서를 두는 것은 외국 적과 싸움을 준비하기 위한 군사 동원이라기 보단 안보에 대해 강조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뜻과 경기 침체에 따른 사회적 불안요소를 염두에 둔 조처일 것이란 설명이다.

히스 연구원은 "사회적 불안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많은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PAFD를 설치하는 것은 확실히 위에서 내려온 '톱다운' 지시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PAFD는 지역사회에서 애국주의를 고취하고 중국 공산당 지시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해 기업, 지역사회, 보안군 간 연락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FT가 취재한 저장성의 한 PAFD 조직원은 자신이 있는 부서가 하는 일 중에는 학교에서 군사를 주제로 한 교육 수업이 있다고 귀띔했다.

PAFD 출범은 중국의 동원 체계 개편과도 연관이 있다. 중국 당국은 2022년 말부터 민방위 사무소격인 지역별 인민방공(防空)판공실을 국방동원판공실로 순차적으로 대체해 왔다. 경제성장보다 안보를 우선시해온 시 주석의 국가 안보역량 강화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도 PAFD의 존재를 숨기지 않았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브리핑에서 "국유기업에 PAFD를 설립하는 것은 국방 의무를 이행하고 국방 건설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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