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34건 추가 확보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일본이 1945년 침몰한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 귀국선 우키시마호(浮島丸·우키시마마루)의 승선자 명단을 추가로 제공했다.
외교부는 23일 "일본 정부와 협의를 거쳐 이날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관련 자료 34건을 추가로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정부는 지난번 입수한 자료와 마찬가지로 면밀한 분석을 통해 피해자 구제 및 우키시마호 사건의 진상 파악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지난 8월 24일 일본 마이즈루시에서 열린 '우키시마마루 순난 78주년 추도집회'에 참석한 주 오사카 총영사관 관계자가 추도사를 읽고 있다. [사진=주오사카 총영사관] |
일본은 앞서 지난달 5일 일본 정부가 갖고 있는 총 75건의 관련 자료 중 19건을 1차로 제공한 바 있다. 정부는 나머지 자료도 조속히 받기 위해 일본과 협의를 지속할 예정이다.
이번에 정부가 확보한 자료는 지난달에 넘겨받은 '승선 명부', '노동자 명부' 등과 유사한 내용으로 우키시마호 승선자의 생년월일과 본적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달 제공받은 자료와 마찬가지로 이번 자료도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으로 넘겨 내용을 분석할 예정이다.
재단은 기존 피해 신고 및 과거 희생자 명부 등과 교차 분석을 거쳐 승선자·사망자 수 및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자료가 방대하고 오랜 시일이 지난 것이어서 분석 작업에는 상당한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자료 분석이 끝나면 이를 토대로 과거 강제동원 피해 위로금 신청이 기각·각하됐던 유족에 대해 신청 또는 직권으로 심의(재심)를 추진해 적극적인 피해자 구제에 나설 방침이다.
우키시마호는 일본 해군이 태평양 전쟁 당시 징발한 화물선으로 광복 직후 일본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등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하다 출항 3일 만인 1945년 8월 24일 교토 마이즈루항에 인근에서 원인모를 폭발로 침몰했다.
일본은 미군이 설치한 해저 기뢰에 의해 배가 폭침했으며 한국인 희생자는 524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생존자와 목격자들은 배에 최대 1만 명 정도가 타고 있었으며 희생자가 수천 명에 이른다고 주장해왔다. 또 침몰 원인도 기뢰 폭발이 아니라 고의로 선체 내부에서 폭발물을 터뜨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정부의 승선자 명부 제공 요청에 "명부가 침몰 시 유실됐다"면서 존재 자체를 부인해왔으나 지난 5월 한 일본 언론인의 정보공개 청구에 따라 명부 존재를 시인하고 내부 조사 작업을 거친 명부 일부를 한국에 제공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