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불화설 돌던 軍 총사령관 해임 美에 통보"...내부 분열 우려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불화설'이 돌던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 해임 방침을 미국 정부에 통보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최근 백악관측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잘루즈니 총사령관 해임 결정을 통보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신문은 이는 러시아와의 전쟁 관련해 우크라이나의 가장 중요한 정부 인사를 교체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측은 이같은 결정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권적 결정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이에 대한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잘루즈니 총사령관과의 불화로 그를 해임하기로 했다는 소문은 지난 주부터 내외신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3일 잘루즈니 우크라군 총사령관과 함께 한 포병훈련센터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로이터] |
키이우 당국은 한때 잘루즈니 총사령관 해임 보도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부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이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해임을 추진하다가 지난달 29일 사전에 알려지면서 해임 절차를 늦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WP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을 잘 아는 인사들은 잘루즈니 총사령관 해임 발표가 언제 나올지는 불투명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무기한 늦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지난 2년간 우크라이나군의 방어와 반격 작전을 총지휘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지난해 중순 야심차게 전개했던 대반격 작전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50만명 추가 동원을 추진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무리한 확전보다는 러시아와의 휴전 방안을 일부 서방국들과 논의한 것이 들통나면서 러시아의 전면 철수를 전제 조건으로 고수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격노를 샀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지난 1일 CNN 방송 기고문에서 동맹국들의 지원 축소와 전장의 어려운 상황을 직시하고 우크라이나의 무능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밖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민적 인기가 자신보다 높아져 향후 자신을 위협할 정적이 될 수 있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미리 견제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서방 언론들은 동맹국들의 지원이 축소와 러시아의 동계 반격 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칫 내부 분열로 흔들릴 우려가 높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