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예상대로 금리 5.25% 동결..."인플레 추가 둔화 증거 원해"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영국의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이 1일(현지시간)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5년간 최고 수준에서 동결했다.
금리 동결 여부를 두고 위원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으나 인플레이션이 물가 안정 목표에 가까워질 때까지는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BOE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로 유지했다. BOE는 1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이날까지 3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영란은행.[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1.02 [email protected] |
이날 공개한 성명에서 BOE는 "노동 시장 여건, 임금 상승률, 서비스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지표를 바탕으로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면밀히 지켜보며, 이를 바탕으로 얼마나 오랜 기간 현 수준에 금리를 유지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결정은 위원 6명의 찬성과 3명의 반대로 이뤄졌으며 경제 전문가 전망과 일치했다. 금리 동결에 반대한 3명의 위원 중 두 명은 인상을 지지했으며, 나머지 한 명은 인하해야 한다는 데에 표를 던졌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008년 8월 회의 이후 지금까지 열린 MPC 회의에서 위원들이 금리 인상과 인하로 표가 갈린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금리를 낮추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지고 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더 많은 증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둔화한다는 확신이 있기 전에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BOE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경우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삭제해 이전과 비교해 비둘기파로의 진전을 보였다. 대신 은행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 얼마나 유지해야 할 지를 검토할 것"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지난해 12월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0% 상승했다. 이는 11월 3.9%에서 3.8%로 둔화할 것이란 시장 예상을 웃도는 결과다. 근원 CPI 상승률은 5.1%로 11월과 변함없었다.
영국 경제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저성장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BOE는 영국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올해 2분기 잠시 2%대로 회복되겠지만 3분기에 다시 2% 이상으로 상승하고, 2026년 후반에나 안정 목표인 2%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했으나, 영국 경제가 향후 몇 개 분기 큰 폭의 성장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도 고수했다.
하루 전인 31일 열린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5.25~5.50%로 동결하고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회의 후 공개한 정책 성명에서 연준은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2%를 향한다는 자신감을 가질 때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기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