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법인 텍사스 이전 주주 표결 추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법인의 텍사스주 이전을 추진한다. 현재 법인이 설립된 델라웨어주가 자신의 560억 달러 보상 패키지를 무효로 하면서다.
머스크 CEO는 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서 "여론 투표 결과는 명백히 텍사스를 선호한다"며 "테슬라는 당장 법인을 텍사스로 이전하기 위한 주주 표결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0일 머스크 CEO는 테슬라가 실제 본사가 있는 텍사스로 법인 주소를 이전해야 할지를 놓고 X에서 표결을 진행했다. 110만2554명이 참여한 표결에서 87.1%의 응답자는 찬성 의견을 내놨다.
머스크가 테슬라 본사를 이전하려는 것은 같은 날 델라웨어주 법원이 자신의 560억 달러 보상 패키지를 무효로 했기 때문이다. 델라웨어주의 캐슬린 맥코믹 판사는 이 같은 보상 패키지가 주주들에게 불공평하며 머스크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사들에 의해 합의된 것이라고 보고 패키지 지급을 막았다. 판결 직후 머스크 CEO는 "델라웨어주에 법인을 만들지 말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2.01 [email protected] |
이미 지난 2021년 머스크는 테슬라의 본사를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옮겼다. 당시 머스크 CEO는 캘리포니아의 규제와 세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중 공장 가동 재개를 둘러싼 주정부와 갈등에 불만을 표시하며 본사를 옮겼다.
다만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법인을 텍사스주로 옮길 경우 투자자들과 법정 다툼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AJ 벨의 댄 코스츠워스 투자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법인을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이전하려는 일론 머스크의 계획은 그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으면 항상 대체제를 찾는 기업가의 전형적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머스크 CEO가 기대하는 것처럼 텍사스주가 더 친(親)기업적일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본다. 케임브리지대의 브라이언 체핀스 법인법 교수는 "머스크는 텍사스 판사들이 델라웨어주에서보다 더 친기업적이라고 보는 것 같다"며 "머스크는 텍사스주 판사들이 경영진 보수에 대한 더 큰 재량권을 허용하고 델라웨어 판사들보다 이런 이슈에 대해 더 유연하게 접근할 것으로 생각하는 게 틀림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텍사스 판사들이 그럴 것이라고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하버드 비즈니스 서비스를 인용해 포춘500기업 중 65% 이상, 미국 상장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델라웨어주에 법인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델라웨어주의 친기업적 법률과 세제, 탄탄한 법인 설립 서비스는 기업들에 매력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테슬라의 주가는 정규장 개장 전인 미국 동부 오전 9시 15분 전날보다 1.01% 오른 189.18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