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선거 자금은 트럼프 압도...'역대 최대 규모 광고' 공세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선거 캠프가 본격적인 대선 운동에 시동을 걸면서 천문학적인 광고 비용을 투입키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측은 선거 자금 면에선 11월 대선에서의 재대결이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측을 압도하고 있어서, 앞으로 이를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바이든 캠프, 역대 최대 규모 광고 계약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를 돕는 주요 슈퍼팩(Super PAC·정치활동위원회) 중 하나인 '퓨처 포워드'가 최근 2억5000만달러(약 3330억원) 규모의 바이든 대통령 선거 광고를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퓨처 포워드의 이번 광고 구매는 미국 슈퍼팩의 정치 광고 계약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전헸다.
퓨처 포워드는 TV 부문에 1억4000만 달러, 디지털 및 스트리밍 플랫폼에 1억1000만 달러를 각각 지출할 예정이다. 또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부터 11월 선거일까지 광고를 쏟아 부을 예정이다.
연설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퓨처 포워드가 이번에 계약한 광고는 대선 승패를 좌우할 7개 경합주에만 쓰여질 물량이다. 이들 경합주는 애리조나와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등이다.
바이든 선거 캠프의 슈퍼 팩은 대규모 정치 광고의 선구매를 통해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유권자들에게 쉽게 노출되는 황금 시간대를 선점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션시 매클린 퓨처 포워드 대표는 NYT에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효율적이면서도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전례없는 규모의 자금 운영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선거 자금은 압도...트럼프는 사법·재정 리스크에 허덕
바이든 대통령 선거 캠프는 현재 선거 자금 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측을 압도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프리미엄에다가 당내 경쟁 후보도 없기 때문에 자금을 경선 과정에서 쓰지 않고 본선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점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퓨처 포워드가 이번에 지출한 2억5000만 달러의 정치광고 규모는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측의 슈퍼 팩 '아메리카퍼스트 액션'이 광고 지출 비용인 1억5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뱎에 바이든 선거 캠프와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지난해에만 2억3500만 달러를 모금하는 등 실탄을 두둑히 확보해둔 상태다.
반면 트럼프 선거 캠프는 선거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아직도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의 경선에 선거 자금을 지출해야 하는 처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층이 헤일리의 조기 낙마를 무리할 정도로 압박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공화당의 최대 돈줄인 억만장자 코크 형제가 헤일리 전 대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다가, 월가의 상당수 큰 손들도 아직 트럼프 캠프를 적극 지원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악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천문학적인 소송 비용과 재판 패소에 따른 배상금을 대부분 슈퍼 팩의 모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저지른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8330만달러(약 1112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또 이달 말 예정된 또다른 민사소송에서도 벌금 3억7000만달러(약 5000억원)를 배상해야 할 위기에 처해있다.
슈퍼 팩 등을 통해 열심히 모금을 해도 정작 선거 비용에는 큰 돈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고 있는 셈이다.
백악관 복귀를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대 약점은 각종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재정 리스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