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홍해 위기로 인플레 적신호"…시장 충격 우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물가를 잡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홍해 사태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위를 향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5일(현지시각) 공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홍해 항로 차질로 해상물류 운임이 100% 폭등했다면서 이 여파로 38개 회원국 수입물가지수가 5%포인트(p) 가까이 상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OECD는 이대로라면 1년 뒤에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4%p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1년 3월 26일 덴마크 머스크(Maersk) 선박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신화사 = 뉴스핌 특약] |
선박들이 수에즈운하를 포기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을 도는 더 긴 항로를 택하면서 해상운임은 지난해 12월~올 1월 약 두 달 사이 2배 폭등했다.
OECD 수석이코노미스트 클레어 롬바르델리는 이러한 전망이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홍해 위기 및 운임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 가속화 위험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가 점차 후퇴하는 상황에서 홍해 사태도 당장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시장에 추가 충격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지속 중이며, 후티 역시 미 군함과 영국 유조선 등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해운 운임이 2배 폭등하면 전 세계 CPI가 0.7%포인트 오를 것이란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리서치 업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글로벌 거시분석 책임자 벤 메이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 사태가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을 반전시킬 만큼의 충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각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속도는 시장 기대를 밑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방영된 미국 CBS 프로그램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의 꾸준한 하락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늦을 것임을 경고했는데, 그의 매파적 발언에 간밤 미 국채 금리는 즉각 급등하고 뉴욕 증시는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