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농민시위 확산…농산물 가격 지지·규제완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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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농산물 가격 지지와 환경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가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농민들은 프랑스 전역의 여러 도로에서 차단막을 치고 정부에 분노를 표시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프랑스 남서부의 성난 농민들이 건초 더미와 폐타이어에 불을 지르고 지방행정 건물에 거름을 뿌리면서 분노를 표시하는 등 시위는 점차 과격해지는 양상이라고 외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농민들은 정부와 유통 업체의 식품가격 상승 억제 정책으로 에너지, 비료, 수송비 등 비용 부담 증가, 경유에 대한 면세 조치 철폐와 과도한 환경 규제, 값싼 외국산 농산물 유입에 항의하며 지난 18일부터 고속도로와 국도를 트랙터 등으로 막는 시위에 나섰다.

프랑스 남서부 카스텔노다리 지역의 청년농민조합 대표 토마스 보네는 "규제가 너무 많다. 우리는 이웃나라 농민처럼 생산, 경작에만 전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향력이 큰 농민 노조인 전국농업조합연맹(FNSEA) 대표 아르노 루소는 프랑스 2TV에 출연해 시위가 파리 지역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FNSEA가 이날 중으로 대정부 요구 사항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프랑스 농민들은 브뤼셀 유럽의회 본부 근처에서도 항의 시위를 했다. 한 농민은 "EU가 가혹한 기준을 우리에게 강요하는데도 우리 생산물은 보호받지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스트리아의 유럽의회 의원으로 농업과 양봉에 종사하는 토마스 바이츠는 "대부분 농민이 자기가 생산하는 농산물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고 말하고 "EU의 녹색환경 정책으로 늘어난 작업과 비용을 농산물 가격에 반영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EU가 수입 농산물에도 높은 환경 규제 기준을 적용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EU가 우크라이나 농산물 쿼터와 관세를 철폐한 후 농산물 수입이 증가하고, 남미 국가와 EU간 무역 협상 재개로 설탕, 곡물, 육류 등 수입 농산물과 경쟁하기 힘들게 되는 것을 우려한다. 경작지 4% 휴경 의무화 같은 EU의 환경 규제와 생울타리와 경작 가능한 토지를 자연생태지로 복원하려는 정부 정책에도 불만을 표시한다.

유럽 최대 농업 국가로 수많은 포도주, 축산, 낙농가들이 있는 프랑스에서 농업 정책은 항상 민감한 이슈가 돼 왔으며 극렬한 농민 시위의 전력이 있다. 특히 이번 농민 시위는 신임 가브리엘 아탈 총리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첫 번째 과제이며 그 파장이 유럽 전역에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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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남부 프랑스 아전에서 소방관이 농민시위로 건초더미와 폐타이어에 붙은 불을 끄고 있다. [서울=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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