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저커버그 등 '온라인 아동 착취' 청문회…"SNS가 사람을 죽인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메타플랫폼스와 틱톡(TikTok), 스냅(Snap), 디스코드 등 소셜미디어 수장들이 31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했다. 소셜미디어에서 아동 및 청소년 착취가 지속하며 일부 위원들은 이들 기업에 더욱 단호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로이터통신과 폭스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쇼우 지 츄 틱톡 CEO, 린다 야카리노 엑스(X, 옛 트위터) CEO, 이반 스피겔 스냅 CEO, 제이슨 시트론 디스코드 CEO는 상원 청문회에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성 범죄와 중독성이 강한 기능, 자해 및 섭식장애, 비현실적인 미(美)의 기준, 괴롭힘 등 아동과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에서 겪고 있는 이슈와 관련한 관련 기업들의 노력을 질타했다.
이번 청문회 의장을 맡은 딕 더빈(민주·일리노이) 상원의원은 국립 실종·착취 아동 센터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성범죄자가 미성년자를 속여 음란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내도록 하는 금전적 성 착취가 급증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충격적인 아동 성 착취 증가는 기술의 변화가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희생양이 된 아동들의 목소리가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에 등장한 한 아동은 "나는 페이스북에서 성 착취를 당했다"고 밝혔다.
청문회장에서는 아이들의 사진을 들고 있는 부모 수십 명이 소셜미디어 CEO들의 입장을 기다렸다.
 |
|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온라인 아동 성 착취에 관한 상원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증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2.01 [email protected] |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저커버그 CEO를 향해 "저커버그 씨, 당신과 우리 앞에 있는 회사들은 그럴 의도가 아니겠지만 손에 피를 묻혔다"며 "당신들에겐 사람들을 죽이는 제품이 있다"고 말했다.
츄 틱톡 CEO는 "십대들에 해를 입히려는 자들이 머물기 힘든 앱을 만들기 위해 신중하게 제품을 설계한다"며 틱톡의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이 엄격하게 십대들을 착취 위험 혹은 다른 피해에 노출시키는 어떤 것이라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츄 CEO는 월 1억7000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틱톡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질의에 쇼우 CEO는 신뢰와 안전 노력을 위해 틱톡이 20억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체 매출액 대비 이 같은 투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선 공개를 거부했다.
저커버그 CEO는 "우리는 젊은이들을 우리 서비스 남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지만 이것은 계속 과제로 남아 있다"며 "우리가 한 영역의 방어를 개선하면 범죄자들은 그들의 전략을 바꾸고 우리는 새로운 대응을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저커버그 CEO는 메타가 키즈버전의 인스타그램을 만들겠다는 이전 아이디어를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다시 확인했다.
스피겔 CEO는 "(스냅의) 자녀보호 기능(parental controls)에 부모들이 자녀를 현실 세계 활동에서 어떻게 관찰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반영돼 있다"며 "이것은 자녀들이 누구와 시간을 보내는지 알고 싶겠지만 모든 사적인 대화를 엿들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위원회는 아동 성 학대 관련 기술 기업의 민형사상 책임 면제를 삭제하는 법안을 포함해 복수의 법안을 승인했지만, 아직 제정된 법안은 없다.
에이미 클로버샤(민주·미네소타) 상원의원은 기술 기업들의 무대책이 최근 보잉의 볼트 누락 사고와도 같다고 지적했다.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몇 주 전 운항 중이던 보잉 여객기의 문이 날아갔을 때 그 누구도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데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며 "아이들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러한 플랫폼이 주는 위험에 우리는 같은 종류의 결단력 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