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애플의 생성형 AI 전략 ②서비스 수익화, 결국엔 '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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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생성형 AI 전략 ①'고급화'와 '이종통합' 2가지>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②전략은 이종통합적 방식이다. 종래 생성형 AI라면 외부 대형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두고 클라우드상으로 구동시키는 것이 주류였고 현재도 그렇지만 최근 사용자 기기 자체에 AI 연산용 반도체를 탑재해 구동시키는 소위 '온디바이스 AI' 혹은 '엣지 AI'가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구동하는 방식보다 전력소비량이 적은 것은 물론 연산을 위해 데이터를 외부로 전송하지 않아 사용자의 질문에 따라 답변하는 시간도 빨라지고 개인정보 침해 문제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애플 스토어 [사진=블룸버그통신] |
다만 고성능 연산 환경을 갖춘 데이터센터에 비해서는 연산 역량에 제한이 걸린다. 예로 LLM을 구동하려면 많은 RAM이 필요한데 물리적으로 스마트폰과 같이 크기가 작은 기기에서는 이를 실현할 수 없는 까닭이다. 최근 애플 연구원은 관련 문제를 다룬 논문을 내고 플래시스토리지 강점을 활용해 제한된 메모리를 가진 환경에서도 LLM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고품질의 LLM을 디바이스 안에서 AI를 구동시키려는 애플의 노력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 스스로 온디바이스 AI의 성능 향상에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AI 기술의 구동 환경은 둘째로 치고 성능 자체를 기술력 평가의 으뜸으로 삼을 가능성이 커 애플은 관련 한계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이유에서 애플은 데이터센터와 디바이스에서의 구현 병행을 추진 중이다. 애플은 작년 수백대의 AI용 서버의 구축 작업을 전개하고 올해 추가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디바이스 상에서 연산이 힘든 작업은 외부 서버를 통해 가능토록 하겠다는 셈이다.
애플이 AI를 지렛대로 삼아 수익화할 수 있는 잠재력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단 작년 4분기를 기준으로만 해도 정기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애플 제품의 수가 20억대가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설치기반 수가 상당하다. 가장 먼저 Siri 기능 개선이나 사진·보안·업무 소프트웨어 등으로의 접목이 떠오르지만 월가에서 초점을 두는 것은 최근 애플에서 매출액의 새 기둥이 되고 있는 서비스 분야다. 예로 현재의 앱스토어는 다양한 분야의 AI 애플리케이션을 사고파는 AI앱스토어로 변모할 수 있다.
웨드부시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수년 동안 개발자가 AI 앱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관련 목적으로만 100억달러를 지출했다고 한다. 종전의 언론 보도를 통해 애플은 앞으로 생성형 AI 분야에 연간 10억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미 물밑에서는 훨씬 큰 내부 투자가 집행됐던 셈이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 추산에 따르면 AI 앱스토어를 통한 연간 서비스 매출액 추가분은 50억~100억달러로 추산된다. 현재 서비스 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1000억달러 정도인데 AI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매년 5~10%의 증액 효과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플의 생성형 AI 기술은 언제 세간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까. 관련 시점을 두고 추측이 오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유력한 시점을 애플의 차기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 iOS18의 출시일로 점친다. 통상 iOS 차기작은 신규 아이폰 모델이 출시되는 시점과 함께 매년 공개된다. iOS17이 2023년 9월에 출시된 만큼 올해 출시 시점도 9월로 예상된다. 다만 애플 분석 전문가인 TF인터내셔널 시큐리티스의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앞서 "2024년 중 애플의 생성형 AI 기술이 출시될 것이라는 징후는 없다"며 "애플의 생성형 AI 연구는 경쟁사에 비해 상당히 뒤처졌다"고 주장했다.
낙관론자들은 과거부터 타사와 동일한 기술을 두고서도 다른 접근법을 택해 반향을 일으킨 애플의 저력이 생성형 AI에서도 발휘될 것으로 기대한다. 애플은 이미 자사 기기에 AI 기반이 되는 기계학습 기술을 사진이나 음성인식, 텍스트 수정 제안 등에 탑재한 상태다. 이런 기술 이력이나 20억명 사용자를 기반으로 형성해 둔 경제권을 고려하면 애플이 당장은 생성형 AI 분야에 뒤처지기는 했어도 종국에는 '큰 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니덤의 로라 마틴 기술담당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지기는 했어도 기계학습 기술에 맞춰진 경제권과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어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