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베이지북 "거의 모든 관할 지역서 고용 둔화 조짐"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관할하는 12개 지역 대부분에서 고용시장 둔화 신호가 포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지난 2022년 3월부터 물가 오름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금리 인상에 나선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베이지북에서 "거의 모든 지역이 한 가지 이상의 고용시장 둔화 조짐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채용 지원자 증가와 이직률 하락, 기업들의 선택적 고용, 임금 상승 압력 완화가 포함된다.
이 같은 고용시장의 둔화 조짐은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지속해 온 연준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공개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로 하락하기 위해 고용시장이 추가로 둔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7개 지역에서는 전반적인 고용 수준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보고했으며 4개 지역은 일자리 증가세가 보통에서 완만하다고 평가했다. 2개 지역에서는 여전히 고용시장이 타이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기업들이 숙련 노동자를 찾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사진=블룸버그] |
베이지북은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12개 관할 지역에서 지난해 12월 이후 대체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가 오름세 역시 대부분 지역에서 진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 지역에서는 물가 상승세가 약하거나 보통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2개 지역에서는 완만한 오름세를 보고했다. 5개 지역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가 이전보다 다소 가라앉았다고 전했다.
대다수 지역의 제조업과 건설업 등에 속한 기업들은 생산요소 가격이 보합세를 이루거나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강해지면서 소매업체들이 이익 마진을 줄이고 공급 업체들의 가격 인상 노력에 반발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날 보고서는 오는 3월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후퇴하고 있는 가운데 발표됐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3월 연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53.8%로 반영 중이다. 몇 주 전만 해도 금리선물 시장은 이를 80%의 확률로 반영했었다.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오는 30~3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