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월러 "금리 빠르게 내릴 필요 없어…경제 좋기 때문"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향하며 연준이 금리를 내리겠지만 과거 금리 인하 사이클처럼 빠르게 진행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16일(현지시간)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않는다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미국 경제가 2%의 물가 목표 달성에 가까워졌다고 보고 있다.
월러 이사는 "금리를 내릴 적절한 때가 됐을 때 나는 우리가 체계적이고 신중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전 많은 사이클에서 금리 인하는 비교적 빠르고 종종 큰 폭으로 진행됐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우리가 과거처럼 빠르고 신속하게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16일(현지시간)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브루킹스 연구소 영상 캡처]2024.01.17 [email protected] |
기준금리 인하 개시 시점과 관련해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꾸준히 향할 것을 FOMC 위원들이 확신할 때까지 금리 인하를 시작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것을 제대로 하기 위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며 "우리에게는 이것을 체계적으로 신중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금리를 너무 일찍 내리기 시작한 후 물가 오름세가 재개되는 최악의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물가 목표 달성이 가까워졌음에도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의에 월러 이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연준은 지표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물가에 대한) 진전이 꾸준한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올해 3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월러 이사의 발언이 진행되면서 금리 선물 시장은 3월 기준금리 인하 개시 기대를 낮췄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hc)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73%에서 60%로 내려 잡았다.
지난 주말 4% 밑으로 내렸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이날 다시 4% 위로 뛰었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11시 56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는 전날보다 9.1bp(1bp=0.01%포인트) 4.041%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7.7bp 뛴 4.215%를 가리켰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올해 첫 FOMC 정례회의는 오는 30~3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