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반도체, 美 수출 규제에도 中 반입 정황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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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중국 군사기관과 정부 연구기관, 대학 등이 미국 수출규제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제 반도체를 계속 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 등은 지난 14일(현지시각) 중국의 관련 입찰 문서를 분석, 약 10곳의 중국 기업이 엔비디아의 첨단반도체 A100·A800칩과 H100·H800칩을 밀수입해 여러 중국 기관에 공급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제품들은 미국 정부가 지정한 '전략 자산'에 속해 중국으로의 수출이 금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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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반도체 칩 [사진=업체 제공]

하지만 이러한 규제 조치에도 중국은 A100을 100건이나 구입했으며, 지난해 10월 이후 A800도 수십 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하얼빈 공과대학은 딥러닝 모델 훈련 명목으로 작년 5월 A100 칩 6개를 사들였고 중국전자과학기술대는 2022년 12월 A100 칩 1개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에는 국립칭화대와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연구소가 H100 칩 각각 2개와 1개를 구입했으며, 칭화대는 2022년 수출금지 조치 후에도 A100 칩 80개를 사들였다. 국립충칭대도 이달 A100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중국 장쑤성 우시에 있는 한 부대에서도 지난해 10월 A100 칩 3개를, 이번 달에 H100 칩 1개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은 정확한 매입 경로는 불분명하나 미국 기업에 판매하고 남은 재고를 사들였거나 인도나 대만, 싱가포르 등에 현지법인을 둔 중국 기업을 통해 수입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다만 중국 대학이 반도체 구입 당시 중고품이 아닌 새 제품이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어 암시장에서 조달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제재에도 중국으로 AI 반도체가 반입된 것을 두고 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완벽할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모든 수출 통제 규정을 준수하며 고객들에게도 마찬가지를 주문하고 있다"면서 "고객이 제3자에 불법적으로 재판매한 사실이 확인되면 즉각 적합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런스는 엔비디아 측이 수출법 준수를 강조한 만큼 16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에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면서, 다만 이번 보도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업계에 대한 수출 규정을 다시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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