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ECB '금리 인하 경계' 분위기에 하락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유럽 주요국 증시가 15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독일의 경제 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들이 성급한 금리 인하를 경계하는 발언들을 내놓으면서 국채 금리가 고개를 든 탓이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57포인트(0.54%) 하락한 474.19에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82.34포인트(0.49%) 내린 1만6622.22로 집계됐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53.46포인트(0.72%) 후퇴한 7411.68,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30.02포인트(0.39%) 밀린 7594.91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일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필립 레인이 지난 토요일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빠른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을 또 다시 부추길 것이라 밝힌 뒤 유럽 전반 국채 수익률이 고개를 들며 증시에 부담이 됐다.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이자 ECB 위원인 로버트 홀츠먼도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도 인플레이션과 지정학 리스크가 여전해 ECB가 올해 금리 인하를 낮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오는 4월부터 ECB가 25bp 금리 인하를 6차례 단행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전문가들은 오는 6월을 시작으로 올해 총 4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간밤 독일이 3년만에 다시 역성장했다는 지표가 나왔지만 매파로 알려진 요아힘 나겔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ECB의 금리 인하 논의는 성급하다는 뜻을 밝혔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국내총생산(GDP)은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마이너스 3.8%를 기록한 뒤 나타난 첫 역성장이다.
이날 뉴욕 증시가 '마틴 루터킹 주니어의 날'로 휴장한 가운데, 독일 분트채 10년물 수익률은 5bp 오른 2.195%로 작년 12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프랑스 항공기 개발 및 생산 업체 다소 항공이 2023년 수주 감소를 발표한 영향에 6% 넘게 하락했다.
또 BNP파리바가 유럽 음식배달업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면서 독일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 딜리버리 히어로와 유럽 최대 음식배달 플랫폼인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가 각각 7%, 8% 밀렸다.
홍해 사태 영향으로 기어박스 배송이 지연된다고 밝힌 볼보는 지난 금요일에 이어 이날도 1% 가까이 내렸다.
유가는 지난주 2% 상승한 데 따른 차익 매물 출회 영향으로 이날 소폭 하락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3월물은 14센트(0.2%) 하락한 배럴당 78.15달러를 기록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배럴당 38센트(0.5%) 밀린 배럴당 72.30달러에 마감했다.
금 값은 중동 긴장 고조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 덕분에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은 전날보다 트로이온스당 0.2% 오른 2056.40달러에 마감했다.
외환 시장에서는 유로/달러 환율이 0.08% 내린 1.0941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