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美공장에 임금 인상 통보"...노조 결성 잠재우기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미국 공장 근로자들에게 임금 인상을 통보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미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에 게재된 전단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테슬라는 모든 생산 직원과 자재 취급자 및 품질 검사원은 새해부터 "시장 조정치의 임금 인상"(market adjustment pay increase)을 받게 된다고 알렸다.
구체적인 임금 인상 폭은 전단지에 기재되어 있지 않아 알 수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미국 공장 근로자 임금 인상이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의 외연 확장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UAW는 테슬라를 비롯한 비노조 자동차 제조 13개사의 노조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데 테슬라가 직원들 노조 결성 움직임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임금 인상을 단행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일본 자동차 업체 토요타는 UAW의 노조 결성 추진에 올해부터 미국 공장 직원 시급을 약 9% 인상한 바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UAW의 노조 결성 추진을 거들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 최소 33명은 이달 초 비노조 자동차 제조사들에 '노조 결성 추진을 방해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공개적으로 노조를 비판해 온 인물이다. 지난해 11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노조란 발상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테슬라가 노조를 결성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자초한 일이고 어떤 면에서는 (경영에) 실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공장 근로자 임금 인상은 테슬라의 비용절감 노력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프리몬트 공장에서만 직원이 2만 명이 넘는다.
이밖에 악재가 겹쳤다. 같은 날 미국의 대형 렌터카업체인 허츠는 테슬라 차량을 포함해 자사가 보유한 전기차 2만 대를 매각하고 내연기관차에 재투자할 방침을 밝혔으며, 최근 홍해에서 지속되는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위협으로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자 테슬라는 오는 29일부터 내달 11일까지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단독 보도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87% 하락한 227.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