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동전] 블링컨 '교전중단' 요구에 네타냐후 "인질 석방없는 휴전 안돼"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부에 하마스와의 전쟁은 지지하지만 민간인과 인질 보호를 위한 인도적 일시 교전 중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다시 방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과 회담을 가진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하지만 팔레스타인 지역의 민간인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 문제가 "이날의 논의의 중요 부분이었다"면서 "인도적 지원을 늘리기 위해 교전 중단을 어떻게 활용할지, 인질 석방과 교전 중단을 어떻게 연계할지, 하마스가 교전 중단을 자신들에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 등에 대해 다뤘다"고 설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링컨 장관은 이밖에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격퇴하되 그 방법도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면서 민간인 희생자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와 구호 물자를 반입하기 위한 방안들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를 발견하고 제거하는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민간인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전날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제공하고, 인질을 비롯한 민간인들이 안전하게 빠져 나오게 하는데 필요한 교전을 중지하는 방안을 우리는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인도주의적 교전 중지는 전면적인 휴전과는 다르게 제한적 시간에 국지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이는 양측의 개별적 협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일시적 교전 중단 카드를 꺼는 것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를 위한 전면적 지상전과 공습에 나서면서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중동 국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도 비등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회담 후 별도의 회견을 통해 "우리는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들의 귀환을 포함하지 않는 '일시적 휴전'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의 교전 중단 요구에 당장 응하지는 않겠다는 메시지다. 다만 인질들의 귀환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교전 중단이 아닌 휴전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추가 논의 가능성은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 역시 하마스와의 일시적 인도적 교전 중단을 촉구하되, 휴전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밖에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인해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이 참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확전 방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 방문을 마친 뒤 요르단을 방문해 이스라엘 하마스 교전 중단과 인질 석방, 인도적 지원 방안 등을 중재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