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동전] 이스라엘 드론에 하마스 '정치 2인자' 사망...확전 우려↑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외곽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고위 지도자가 사망함에 따라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레바논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의 소식통들은 이스라엘이 2일(현지시간) 저녁 베이루트 남부 외곽에 위치한 하마스의 시설을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스라엘군의 이날 드론 공격으로 하마스 정치국의 2인자로 알려진 살레흐 알아루리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이 드론 공격으로 하마스 2인자 살레흐 알아루리를 제거한 데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 주민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마스 정치국 고위 지도자인 아루리는 정치국 내 2인자이자 하마스 전체 서열 3위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투가 시작된 이후 레바논 남부에서는 친이란 성향 레바논 무장세력인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교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번 드론 공격이 이뤄진 수도인 베이루트는 전선과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이번 공격으로 전쟁이 레바논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번 사건이 발생한 베이루트 교외는 헤즈볼라의 근거지기도 하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에서 일하는 중동 지역 분석가 사남 바킬은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정부의 소행이 확실한 이번 공격은 헤즈볼라의 더욱 단호한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헤즈볼라의 대응이) 아마도 이스라엘 정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더 큰 전쟁으로 몰아넣고 동시에 모든 곳에서 하마스 지도부를 공격하겠다는 의도를 현실로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킬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에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은 작다면서, 레바논 무장 단체는 "조직으로써는 훨씬 더 신중하다"고 덧붙였다.
미 워싱턴DC 아랍센터 연구분석국장인 이마드 하브도 이번 사건으로 헤즈볼라 쪽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일 가능성은 크지만,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한 고위 당국자를 인용, 이번 공격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상대로 이뤄진 습격과 관련된 하마스 요원들을 상대로 이스라엘이 수행할 수많은 공격 중 첫 번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격이 시작에 불과하며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