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장관, 몰래 입원 파장...바이든도 사흘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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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조차 알리지 않은 채 몰래 입원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충돌까지 국제 안보 현안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미 국방부의 허술한 보고 체계가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새해 첫날 월터 리드 국립 군 의료센터에 입원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5일 오후에 대변인 성명을 통해 "오스틴 장관은 선택적 의료 시술에 따른 합병증으로 치료 중"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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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국방부 청사에서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 하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오스틴 장관의 입원 소식은 늑장 보고로 뒤늦게 전해졌다. 오스틴 장관의 비서실장 켈리 매그서먼이 그가 입원한 지 4일이 지난 5일에서야 지휘 계통 당국자들에게 통보한 것. 이와 관련해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매그서먼 실장 역시 이 당시 몸이 안 좋아 "이전에 통보하는 게 불가했다"고 설명했다.

장관 부재 시 업무를 대행해야 하는 국방부 2인자인 캐슬린 힉스 부장관도 지난 4일에야 장관의 입원 사실을 알게 됐다.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에서 휴가를 보내던 힉스 부장관은 지난 2일 오스틴 장관의 업무 일부를 대행했는데, 힉스 부장관은 장관의 일을 대행하는 일이 종종 있었던 터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4일에야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알았다. 국방부 1, 2인자 모두 공석인 가운데 군 통수권자인 바이든도 제때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셈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익명의 한 국방부 관리는 "오스틴 장관 주변에는 매일 그를 돕고 관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백악관에 말할 인물이 어떻게 한 명도 없을 수 있었는가?"라며 "아직 '은폐'란 단어가 나오지 않은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한탄했다.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 하원의원과 위원회 소속 애덤 스미스 민주당 의원은 "오스틴 장관이 받은 시술과 합병증, 현재 건강 상태는 물론이고 그의 부재 중 업무 대행은 언제 어떻게 이뤄졌으며 대통령과 의회에 그의 입원 통보가 지연된 이유 등 여러 궁금증이 있다"며 오스틴 장관에게 "가능한 한 신속히 추가 정보들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오스틴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CNN에 이번 일로 오스틴 장관이 "사퇴할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6일 저녁에 오스틴 장관과 "화기애애한" 전화 통화를 했다면서, 오스틴 장관을 신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일이 올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바이든 선거캠프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는 CNN에 "미국인들은 오스틴의 건강 상태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며 "동유럽과 이스라엘에서 동맹들이 전쟁일 벌이는 시기에 미국 군 수장이 며칠 동안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대통령도 몰랐다니 이것은 직무유기"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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