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가까스로 뽑은 의장후보 몇 시간 만에 낙마 ...내분 심화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24일(현지시간) 공석 중인 하원의장 후보로 톰 에머 원내 수석 부대표를 선출했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사퇴하는 등 극심한 당 내분 상황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하원의장 후보에 출마한 8명을 상대로 표결을 실시, 최다 득표를 한 에머 수석 부대표를 후보로 선출했다. 그는 하원 공화당에서 하원의장, 원내대표에 이어 서열 3위다.
미 하원은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지난 3일 프리덤 코커스 의원들의 주도로 사상 처음으로 해임된 뒤 후임을 선출하지 못해 파행을 겪고 있다.
톰 에머 미 공화당 원내수석 부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매카시 전 의장 해임 이후 공화당에선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 짐 조던 법사위원장이 차례로 후보로 선출됐지만 당내 분열로 인한 이탈표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사퇴했다.
공화당은 본회의를 열어 에머 수석 부대표를 의장 후보로 내세운 선출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내 강경 보수파 그룹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 10여명은 에머 수석 부대표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히고 나서면서 난항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하원 의석은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2석으로 구성돼 있어 과반수를 차지한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만으로도 하원의장에 선출될 수 있다. 하지만 공화당 내에서 5명 이상의 반란표만 나와도 217표인 과반수 지지를 얻기 힘든 구조다.
결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에머 수석 부대표는 이날 오후 당내 반대파 설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스스로 의장 후보에서 사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 하원의 의장 공백 사태와 파행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원의 의장 공백 사태가 계속되면서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등 긴급 현안도 의회에서 제동이 걸렸고 공화당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