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필리핀, 남중국해 갈등 봉합 국면...양국 외교장관 통화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물리적인 마찰을 빚어왔던 중국과 필리핀이 갈등을 봉합키로 했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은 20일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과 전화통화를 했으며, 남중국해 양자협의체 회의를 조속히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중국외교부가 21일 전했다. 또한 양측은 회의개최를 위한 조건들을 적극적으로 조성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위원은 "필리핀이 그간의 약속을 저버리고 도발을 감행해 중국의 정당한 권리를 훼손했다"며 "중국과 필리핀 양국 관계는 기로에 서 있으며 필리핀측은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왕 위원은 "현재의 해상 상황을 적절하게 처리하고 통제해야 한다"며 "필리핀이 현재의 상황을 오판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거나 외부 세력과 결탁해 계속 문제를 일으킨다면 중국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마날로 외교부 장관은 필리핀의 입장을 전하며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견을 통제하고 긴장을 완화해 갈등을 예방하기를 희망한다"며 "성의를 다해 중국과 대화를 강화해 공동으로 문제 해결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 8월부터 남중국해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양국이 서로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해역에 필리핀의 어선이 진입하자, 중국 해경선이 선박에 물대포를 발사했다. 8월과 10월에는 세컨드 토마스 암초 부근에서 충돌이 발생했고 이달 초에는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마찰이 일었다. 모두 필리핀의 어선 혹은 상선이 해역에 진입했고, 중국의 해경선이 물대포로 응수했다.
지난 10일에는 필리핀의 보급선과 중국의 해경선이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필리핀 측은 "중국 해경선이 민간 보급선을 가로막으면서 충돌이 발생했다"는 입장이고 중국은 "필리핀 선박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 해경선 측면에 부딪혔다"는 입장이다.
한편,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형태의 구단선(아홉개의 단락으로 이뤄진 선) 안의 90% 영역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상설재판소(PCA)는 2016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중국은 이 판결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
지난 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중국 베이징을 찾은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부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