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이선균 죽음에 "한국 유명인, 보수적 사회서 '모범 시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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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외신들은 배우 이선균의 죽음의 배경으로 사회에 모범이 돼야 한다는 한국의 유명인들이 직면한 사회적 압박에 주목했다. 유명인에게 유독 엄격한 도덕적 기준이 적용되는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언론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정보로 이들이 과도한 비판과 수치심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CNN은 29일(현지시간) 지난 27일 배우 이선균의 죽음과 관련해 유명인들이 모범을 보이길 기대하는 한국이 또 한 번 충격적으로 유명인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2017년 종현과 설리, 2018년 구하라, 올해 문빈의 죽음을 조명하고 한국의 케이팝 아이돌들이 엄격한 관리로 집중적 감시와 높은 기대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것이 업계의 정신 건강 위기와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한국의 고압적인 교육 시스템과 이에 따른 교사들의 부담이 한 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면서 수십만 명의 교사들이 벌인 대규모 시위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 사건도 언급했다.

BBC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도 매우 성공한 배우 이선균이 유명인에게서 모범 시민이 되기를 기대하는 경쟁적이고 보수적인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전했다. BBC는 마약과 관련해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과 같이 보수적인 한국이 유독 유명인에게 높은 기준을 적용한다며  "한국 밖에서는 유명인에 대한 마약 수사가 이러한 비극적 스캔들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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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선균의 죽음을 다룬 CNN.[사진=CNN 캡쳐] 2023.12.30 [email protected]

BBC는 90% 이상이 SNS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에서 매체들이 배우 이선균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씨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카카오톡이나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퍼졌으며 타블로이드 스타일로 정보를 조금씩 퍼뜨리는 드립피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것이다. BBC는 이 씨와 술집 여성과 사적 대화가 방송을 통해 공개된 사실에도 주목했다.

CNN은 이 씨가 한국의 보수 정부가 마약에 대한 엄중 단속을 추진하는 가운데 경찰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가운데 이 씨가 수사를 받던 중 사망했다는 사실도 다뤘다. 이 씨의 변호인은 CNN에 현지 언론에 알려진 세부 사항을 포함해 경찰이 마약 수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 이 씨가 억울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에서 연예인을 포함한 유명인들이 범죄에 연루되거나 연루가 의심될 경우 합당한 법적 처벌을 뛰어넘는 사회적 비난에 직면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지 메이슨대 인천 캠퍼스의 이규택 문화학 부교수는 CNN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배우와 가수에 더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에 인터넷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이 교수는 "그들이 마약을 하든 불법 범죄를 저질렀든 그것이 심각한 실수가 아니라면 그들은 법에 따라 처벌받으면 되는 것"이라며 "그러나 대중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속한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비난과 수치스러운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종호 예일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BBC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유명인들은 경찰 수사를 받는 동안 엄청난 관심과 사회적 압박, 손가락질을 받고 이것이 파괴적인 수치심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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