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 연일 천장 뚫는 美 건설주들 ① 내년엔 지붕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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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2024년을 불과 한 달 남겨두고 미국 주택 건설업체들의 주가가 연일 52주 고점을 뚫고 오르며 고공행진 중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이어지면서 주택 건설업이 시장에서 가장 빠른 회복을 보이는 업종이 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천장을 뚫은 이들 업체의 주가가 내년 추가 상승해 지붕마저 뚫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3월부터 연준이 11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현재 미국 금리는 5.25~5.50%로 2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그 여파로 빚내서 투자하던 상업용 부동산 부문은 수요 둔화 속 고금리 대출을 갚지 못해 큰 타격을 입고 휘청였다. 이와 달리 주택 건설 부문은 호조를 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주택 건설 현장 [사진=블룸버그] |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0월 연 7.9%까지 올라 2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또는 그 이전 저금리 시절에 집을 산 기존 주택 소유자들은 대출금리가 너무 높아 다른 집으로 갈아탈 엄두를 못 내는 지경이다.
렌트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집을 사자니 기존 주택 매물은 구하기 힘들고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집을 사야겠다" 하는 사람들은 신규 주택을 구매하거나 아예 집을 새로 짓는 쪽으로 기울었다. 신규 주택 판매의 경우 기존 주택과 달리 일시적이긴 하나 주택 판매자나 건설업체가 모기지 일부를 대신 납부해 금리를 낮춰주는 '바이다운(buydown)' 방식이 효자 노릇을 했다.
신축 주택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면서 주택을 짓고 파는 업체들은 숨통이 트이게 됐다. 미국을 대표하는 고급 주택 건설업체들마저 발 벗고 나서 모기지 금리를 낮춰주겠다고 제안하는 한편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이 감당할 만한 저렴한 가격의 소형 주택에도 눈길을 돌리며 주택 수요를 끌어모았다.
아직 금리가 높지만 마음에 드는 매물이 나온다면 주택을 사겠다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 4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10월 설문조사에서 "집값과 금리가 내릴 테니 그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62%로 6개월 전인 4월 85%에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당분간 고금리를 감당하더라도 주택을 구매하겠다는 수요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톨 브라더스 로고 [사진=업체 홈페이지] |
최근 분기 실적과 전망도 나쁘지 않았다. 지난 11월 7일 미국 주택 건설 시장 1위(지난해 매출액 기준) 업체인 DR 호튼(DHI)부터 12월 5일 5위 업체 톨 브라더스(TOL)에 이르기까지 업계 주요 업체들이 월가 예상을 웃도는 견조한 실적과 2024년 전망을 내놓은 덕에 주택 건설업계의 연말 랠리가 힘을 얻었다.
이들 주가는 워낙 금리에 민감한데 지난주 미국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주가 상승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연이어 나온 고용 지표가 노동시장 냉각과 경기 둔화를 시사하면서 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시장은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4.00~4.2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5일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 10월 민간 기업 구인 건수가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고, 6일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11월 민간 고용 건수가 시장 예상보다 적게 증가했다는 소식이 나온 뒤 지난 10월만 해도 5%를 넘나들었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4.1%대까지 떨어졌다.
6주 연속으로 모기지 금리도 내림세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 기업 프레디맥이 매주 집계하는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FRM)는 지난주 7.03%로 직전주의 7.22%에서 하락한 것으로 7일 발표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이다. 한때 8%에 육박했던 30년 모기지 금리는 8월 이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 됐다.
모기지 금리가 낮아지면서 지난주 재융자 신청은 14% 급증했다. 앞으로 금리가 더 내리면 그동안 억눌렸던 주택 수요가 터져 나오면서 주택 시장 경기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전망을 반영해 주택 건설업체들의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만큼 정작 내년에는 추가 상승 폭이 크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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