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동전] 美 "대규모 지상전은 연말까지만"...이 "하마스 격퇴 수개월 걸려"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가자지구에서의 대규모 지상전을 올해 안에 끝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미 정부 고위 관계자 4명을 인용해,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에 올해 말까지는 가자지구에서의 대규모 지상전을 끝내고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한 보다 정밀하고 표적화된 단계로 전환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WP는 미국 정부의 구상대로 군사 작전이 전환되면 이스라엘의 정예부대들이 가자지구 도심지역에 투입돼 하마스 지도자들을 색출해 제거하고, 인질들을 구출하면서 터널을 파괴하는 보다 정밀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제거 군사작전은 지지하면서 유엔 등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휴전 요구에도 거리를 뒀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대규모 폭격과 전면전을 고수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자 우려를 표명해왔다.
급기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 이스라엘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등 세계 대부분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무차별 폭격으로 이스라엘은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이어 현 이스라엘 정부가 역사상 가장 보수적인 정부이며 '팔레스타인 국가화 해법' 등에 반대하는 등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등을 만나 가자지구에서의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과 향후 전후 처리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갈란트 장관은 이날 설리번 보좌관을 만난 자리에서 "하마스는 10년 넘게 지하와 지상에서 군사 인프라를 구축해왔다"면서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수개월 이상의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국제적인 압력에 대해 이렇게 말하겠다. 우리는 끝까지 갈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하마스 지도부 색출 작전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바이든 정부와 하마스 완전 제거를 위한 전면전 불사 입장을 고수해온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보수 이스라엘 정부가 타협점을 찾게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