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돈 쏟아붓는데…VR 시장은 2년째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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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가상현실(VR) 시장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메타플랫폼스(옛 페이스북)가 사명까지 바꾸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관련 기기 판매는 오히려 올해까지 2년째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경제 전문매체 CNBC는 리서치 회사 서캐나(Circana)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에서 연초 이후 지난달 25일까지 VR 및 증강현실(AR) 기기의 판매액이 전년 대비 40%나 감소한 6억6400만 달러였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이 같은 판매 규모가 전년 대비 2% 줄어든 것보다 훨씬 더 가파른 위축세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1년 말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하며 메타버스(metaverse, 3차원 가상세계)에 집중할 것을 선언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VR과 AR 기술을 개발하는 메타의 리얼리티 랩(Reality Labs)은 지난 3분기 2억1000만 달러의 매출액과 37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초 이후 리얼리티랩은 250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저커버그 CEO는 사명을 변경하면서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기 전까지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이미 장기전을 선포했다.

리얼리티 랩을 담당하는 앤드루 보스워스 수석기술책임자(CTO)는 전날 블로그를 통해 "부상하는 기술에 장기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이것이 작동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으며 값이 싸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스워스 CTO는 "기술기업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중 하나이고 장기적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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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커넥트 2023'에서 참가자가 메타의 헤드셋을 써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09.28 [email protected]

서캐나의 벤 아널드 소비자 기술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메타의 VR 기기인 퀘스트(Quest)는 미국 시장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니가 내놓은 플레이스테이션 VR 2는 플레이스테이션5 비디오게임 콘솔로만 작동할 수 있어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캐나에 따르면 메타가 지난 10월 퀘스트3VR을 출시하면서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 VR 기기 판매는 양호한 성적을 냈다. 10~11월 미국에서 판매된 VR 헤드셋은 2억7100만 달러 규모로 1년 전보다 42%나 급증했다.

아널드 애널리스트는 지난 몇 년간 VR 헤드셋의 디자인과 매력이 상당히 개선됐다면서 "어떻게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개발자들이 게임이나 경험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하도록 하느냐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2024년을 향하면서 VR 시장은 애플이 가져올 변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6월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비전 프로는 내년 대당 3499달러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처럼 높은 가격 장벽은 애플이 초기에 개발자나 얼리어답터, 기업들을 잠재 고객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비전 프로의 출시로 2024년 VR 및 AR 시장이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리서치 기업 IDC의 9월 자료에서 라본 라마스 리서치 책임자는 "내년 애플의 진입은 작은 시장에 필요했던 관심을 불러 모을 것이고 다른 기업들도 다른 방법으로 경쟁에 끼어들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VR 스타트업 VR다이렉트의 롤프 일렌버거 CEO는 "기업들이 애플이기 때문에 비전 프로를 기대한다"이라고 말했다. 비전 프로를 공개하면서 애플은 영화 감상이나 대형 가상 디스플레이와 같은 일상생활과 관련한 기능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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