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전력 "한국 정부, '오염수' 대신 '처리수'라고 불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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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외교부 공동취재단·이영태 기자 =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TEPCO)이 한국 정부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명칭을 '처리수'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마유즈미 토모히코 도쿄전력 대변인은 지난 1일 도쿄 현지에서 진행된 외교부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알프스 처리를 하지 않은 오염수와 처리를 한 처리수를 구분해서 사용해줬으면 한다"며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하지 않은 건 '오염수', 알프스로 처리한 건 '알프스 처리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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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전력(TEPCO) 마유즈미 토모히코(왼쪽) 대변인과 이시바시 히로야키 매니저가 지난 1일 도쿄전력 본사 브리핑실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2.14 [사진=외교부 공동취재단]

마유즈미 대변인은 "처리수는 삼중수소(트리튬)를 비롯한 방사성 물질이 안전 규정치를 확실히 밑돌 때까지 희석한 물로서 해역 모니터링을 통해서도 그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오해를 확산시키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로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 정부는 현재 '오염수'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방류를 시작한 이후 알프스를 통해 처리된 물에 대해선 '오염 처리수'로 바꿔 써야한다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미국, 유럽연합(EU)은 '알프스 처리수'라는 표현을 쓴다. 반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중국과 북한은 '핵 오염수'라고 부르고 있으며, 대만은 '삼중수소 함유 폐수'라고 칭한다.

일본과의 외교적 관계나 자국의 이해에 따라 오염수에 대한 명칭이 다르다는 방증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로 가동이 중단됐다. 그러나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한 냉각수 주입과 외부의 빗물·지하수 유입 등으로 원전 건물 내에선 매일 140t 안팎의 오염수가 생성되고 있다.

당초 일본 측은 이 오염수 원전 부지 내 물탱크에 보관해왔으나, '포화상태'가 얼마 남지 않았단 이유로 해양 방류를 추진해왔다. 2021년부터 2년간 IAEA로부터 알프스 처리 등 해양 방류계획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마친 뒤 지난 8월부터 방류를 시작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를 자국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1리터(ℓ)당 1500베크렐(Bq) 미만으로 바닷물과 희석해 방류하고 있다.

현재 3차 방류를 마쳤고 내년 초 4차 방류를 실시해 오염수 총 3만1200t을 처분한다. 계획대로라면 이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 5조Bq이 바다에 유입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연간 배출 한도인 22조Bq에 못 미친다는 게 도쿄전력 측 설명이다. 삼중수소는 알프스로 정화되지 않는 방사성 물질이다.

마유즈미 대변인은 "(4차 방류는) 해가 바뀌고 나서 할 것"이라며 "알프스로는 분리할 수 없는 삼중수소의 경우 각국마다 자국 규제 기준에 따라 방출하며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류된 처리수를) 매일 2ℓ씩 마신다며 1년 피폭량은 0.0032밀리시버트(mSv) 정도로 결론적으론 관리된 상태로 방출하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주장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에서 제안한 자연 방사선 외에 인공 방사선에 대한 추가 피폭 제한 권고치는 연간 1mSv이다.

현재의 기술로는 삼중수소를 완전 정화할 수 없기에 장기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IAEA 리뷰에서 기술적 미션에 대한 우려는 없고 계획대로 방출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이미) 확인됐고 IAEA가 선정한 제3자 기관의 샘플링 분석·비교 결과는 앞으로 보고서로 정리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도쿄전력 공보실 관계자는 오염수 처리 과정에서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가 걸러지지 않는다는 지적과 관련해 "기술 등에 대해 공모하고 있다"며 관련 기술이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쿄전력은 실용화할 수 있는 삼중수소 제거 기술이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지난 2021년 6월 관련 기술의 공개 모집에 나선 바 있다.

지난달 30일 만난 외무성 당국자는 "알프스 처리수의 해양 방출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일본이고 일본 국민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과 자국민에 해를 끼치는 일은 하지 않는다"며 안정성을 자신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가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여러분(한국)이 불충분하다고 느낄 수 있기에 당사자가 아닌 제3자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데 IAEA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입증했다"며 "일본 내에서도 비판적 의견은 그다지 없고 국제적으로도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오히려) 안전성이 없다는 과학적 근거 없는 잘못된, 악의 있는 정보로 인해 품평 피해를 입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입장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중국 측 얘기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며 (수산물 수입금지) 규제를 철회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오염수 독자조사 요구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 간 의견 격차가 컸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앞으로 노력해 나가겠다'는 데 합의한 바, 양국 전문가 간 협의를 앞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측은 지난 10월 제1원전 알프스의 배관 청소 작업 도중 협력업체 직원 2명이 방호 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액체를 뒤집어쓴 사고에 대해 '관리 부실' 책임이 크다는 비판에는 수긍했다.

마유즈미 대변인은 "알프스 배관의 밸브를 잠그지 않았고, 호스를 단단하게 고정하지 않았으며, 작업원이 입어야 할 우비를 입지 않았다. 이 3가지 요인이 합쳐져 발생한 사고"라면서 "후쿠시마 원전 작업에 있어 안전 관리는 저희들 책임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현장 준수사항이 잘 지켜지는지를 확인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도쿄전력이 사고 당일 분출된 액체량이 '100㎖ 정도' 발표했다가 닷새 후 수십 배 많은 '수 ℓ 정도'로 정정 발표한 데 대해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외무성 당국자는 "도쿄전력으로서는 빨리 정보를 공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후 자세한 조사에서 폐액 양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발표 당시 '현 시점에서 파악한 양'이라는 주석을 붙였어야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측은 해당 직원들의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작업에 참여했던 20대 남성 직원이 방사성 물질로 안면 부위가 오염돼 피폭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외무성 당국자는 "방사성에 피폭돼 사망하신 분은 없다"라고 했으며, 경산성 당국자는 "치료에 관해서는 자료가 없어 답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마유즈미 대변인도 "방사선 오염이 된 상황으로 그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어떻게 치료하는지는 알 수 없다. 저희가 포착한 정보로는 두 분이 건강하게 있다는 정도만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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