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美 의회 찾아가 지원 호소...공화는 여전히 '회의적'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방문해 원내 지도자와 의원들에게 러시아와 계속 싸울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후 세번째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 의사당을 찾아갔다.
검은색 셔츠 차림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의회 건물 입구에서 민주당 척 슈머 원내대표와 공화당 미치 매코널 싱원 원내대표의 영접을 받았다.
미 상원 의원들에게 예산 지원 호소하는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의 안내를 받아 민주당과 공화당의 상원의원들이 모여있는 회의실로 발길을 옮겼고, 이곳에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미국의 지원 필요성에 대해 연설했다.
그는 겨울철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약해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미국의 변함없는 도움이 없으면 러시아의 침략을 물리치고 자유를 수호할 수 없게될 것이라면서 지원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상원 의원들과의 만남에 이어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도 별도 면담을 갖고 미국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우크리이나 지원 예산을 올해 안에 처리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의 군사 지원을 위한 1060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 예산 법안을 제출해 놓고, 야당인 공화당의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제출된 패키지 예산 중 614억 달러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배정돼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려면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하원의 문턱을 넘는 것이 관건이다. 상원은 민주당이 근소한 우의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의 강경파 의원들은 여전히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나 방식을 비판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패키지 법안 등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조해온 멕시코 국경 경비 강화 등을 위한 예산이 추가로 반영돼야 한다고 백악관을 압박하고 있다.
존슨 의장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면담을 가진 뒤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처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바이든 정부가 관련 예산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 더 자세한 설명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관련) 예산에는 적절한 감독도 없고, 전쟁 승리를 위한 명확한 전략도 없다"고 말했다.
존슨 의장은 법안을 처리할 시간이 촉박하다면서도 상원이 패키지 법안을 먼저 처리할 때까지 자신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의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와관련, "지금 의회의 교착 상태에 대해 가장 행복해할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이라면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의 국경 강화 정책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방해하고 있는 사실을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