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리언 "연준, 소통 실패...시장에 끌려가는 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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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를 이끌었던 모하메드 엘-에리언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올해 마지막 정책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예상보다 많은 금리 인하를 예고한 지 일주일 가까이 지난 현재 트레이더들과 연준 관계자들이 향후 정책 경로에 상당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퀸즈 칼리지의 수석 경제학자이자 총장인 엘-에리언은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연준 소통의 역할 포인트는 딱 2가지"라면서 "하나는 (소통이) 투명해야 한다는 점과 포워드 정책 가이던스의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엘-에리언은 이어 "하지만 연준 소통은 현재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이것이 진짜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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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엘 에리언.[사진=블룸버그]

지난 금요일 회의에서 투자자들이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임박했음을 확인하면서 미국채 수익률은 본격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스왑시장은 현재 연준이 내년 25bp(1bp=0.01%p) 인하를 6차례 가까이 실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연준 관계자들이 잇따라 공개 석상에서 금리 인하에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피벗 기대 진화에 나섰음에도 시장은 전혀 미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엘-에리언은 시장과 연준 관계자들 간 이러한 괴리가 연준의 실수를 드러내는 것이며, 연준보다는 시장이 주도권을 잡고 정책 방향을 이끌어가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시장이 (연준의 소통이 해야 할) 두 가지 일을 정확하게 하고 있다"면서 "하나는 연준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으로, 연준이 기꺼이 (시장에) 제압을 당하겠다는 듯한 이미지를 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는 '연준 풋'이 돌아왔다는 분위기를 계속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풋'이란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연준이 직접 나서서 손실을 막아준다는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를 뜻한다.

엘-에리언은 12월 연준 회의 이후 트레이더들이 도비시(완화 선호) 베팅에 몰려들고 채권 가격도 밀어 올리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의 여파는 상당할 것이며 인플레이션 파이팅의 마지막 단계를 마무리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회의가 일주일 가까이 지난 시점에 연준 관계자들이 부랴부랴 피벗 기대를 진정시키기 위한 발언에 나서는 것도 "현 상황이 얼마나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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