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합의문 초안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 빠져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합의문 초안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fossil fuel phase out) 문구가 빠져 참석국 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 같은 문구를 포함하는 것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과 유럽 등 해당 문구 포함을 밀어붙였던 국가들의 반발로 이어졌다.
COP28 폐막을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COP28 합의문 초안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제안하면서도 많은 국가가 요구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은 언급하지 않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에 이번 총회의 성패가 달렸다고 강조한 바 있다.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열리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2.12 [email protected] |
이번 총회 의장국인 UAE가 작성한 COP28 합의문 초안은 이전 합의문에 담겼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제외했다. 대신 초안은 각국이 2025년까지 혹은 그 이전, 그 무렵에 순 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화석연료의 소비와 생산을 공정하고 질서 있으며 공평한 방식으로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초안은 재생에너지 역량을 2023년까지 3배로 확대하고 탄소배출 감축 시설을 갖추지 않은 석탄 발전을 빠르게 줄이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기술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초안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가 빠진 것은 OPEC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박 때문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사우디가 COP28 합의문에 '화석연료'를 언급하지 않도록 OPEC 회원국인 UAE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스티븐 길보 캐나다 환경부 장관도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합의가 OPEC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를 합의문에 포함하기를 원했던 참여국들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많은 노고에 감사드린다"면서도 "화석 연료 문제를 포함한 완화 관련 부분은 상당히 강화될 필요가 있고, 재정 부문에서도 수정해야 할 부정확한 것들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웜크 훅스트라 EU 기후 담당 집행위원도 이번 초안이 실망스럽다며 "몇 가지 좋은 점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분명히 불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COP28 의장은 200개에 달하는 참가국에 "아직 할 일이 많다"며 합의를 마무리 짓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