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ECB 총재 "금리 인하 결정 만장일치"… 시장선 "12월에 또 인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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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17일(현지시간) 주요 정책 금리에 대해 25bp(1bp=0.01%포인트) 인하를 단행하자 금융시장에서는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 반면,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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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치금리를 기존 연 3.50%에서 3.25%로 내린다고 발표했다. 예치금리는 시중은행이 ECB에 하루짜리 단기자금을 맡길 때 적용하는 금리이다. ECB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금리이다. 

또 레피금리(Refi·MRO)는 3.65%에서 3.40%로, 한계대출금리는 3.90%에서 3.65%로 인하했다. 

미 NBC는 "ECB가 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 6월과 9월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라면서 "특히 두 차례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지난 2011년 12월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금리 인하 결정은 금융 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능성이 100%"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예견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집행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ECB가 이제는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상승과 하락 양쪽 모두에 위험성이 있다"면서도 "아마도 하락 위험이 상승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빅스텝(50bp) 인하는 고려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회의 테이블에 25bp 인하 안건만 올라왔다"면서 "경제 활동 지표가 예상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며, 오는 12월에 모든 데이터를 검토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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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6.07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ECB가 인플레이션 보다는 경제 불황 쪽으로 정책 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ECB는 지난달 올해 국내총생산(GDP) 예측치를 기존 0.9%에서 0.8%로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1.4%에서 1.3%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여러 지표들이 3분기 독일 경제 위축을 가리키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은 2분기에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1%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ING 거시 글로벌 책임자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ECB는 지난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한 이후 새롭게 나온 경제 지표가 거의 없는데도 5주 만에 또 다시 금리를 내렸다"면서 "이는 ECB가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밑돌 위험에 대해 훨씬 더 우려하게 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 JP모건 프라이빗 뱅크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매튜 랜던은 "ECB는 두 번 연속 금리를 내리면서 분기별 인하 주기를 포기했다"면서 "ECB 집행위 내부의 우려가 인플레이션에서 경제 성장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장은 ECB가 오는 12월 중순에 열리는 다음 ECB 통화정책회의 때도 추가 금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영국 하그리브스 랜즈다운의 전략 자산 배분 책임자 로버트 파라고는 "유럽의 성장이 너무 느리고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ECB가 계속해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놀라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UBS글로벌 자산운용의 유로존 수석 이코노미스트 딘 터너는 "이번이 ECB의 올해 마지막 금리 인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오는 12월에 또 다른 인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6월까지 모든 ECB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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