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ECB 금리 인하 기대에 상승 마감...에릭슨↑·노키아↓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유럽 주요 증시는 5일(현지시간)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신호한 유럽중앙은행(ECB) 당국자의 발언에 시장의 '피벗(정책 전환)' 기대가 커지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1.84포인트(0.40%) 오른 467.62에 마감했다. 장중 대부분을 하락권에서 맴돌다 장 후반 들어 상승 반전했다.
섹터별로는 자동차 섹터가 1.2% 오른 반면, 중국발 수요 둔화 우려에 광산 섹터는 0.9% 내렸다.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54.4포인트(0.74%) 오른 7386.99를 기록한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23.12포인트(0.31%) 빠진 7489.84에 장을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128.35포인트(0.78%) 전진한 1만6533.11로 사상 최고치에 장을 마쳤다. DAX지수는 올해에만 18.7% 오르며 STOXX600의 상승률(10%)을 대폭 뛰어넘었다.
특히 이날은 텔레콤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의 주가가 4.4% 오른 반면, 노키아는 8.4% 하락했다.
미국 통신기업 AT&T가 에릭슨과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경쟁사인 노키아의 북미 시장 사업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됐다. 노키아는 기존 AT&T 네트워크 사업의 30%가량 담당했으나, 이번에 에릭슨과 AT&T가 계약을 맺으며 AT&T와의 사업은 완전히 종료될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에서의 금리 종료와 내년 금리 인하 기대 속 뉴욕 증시는 지난주까지 5주 연속 상승장을 이어갔으며, 유럽증시도 강세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날 ECB 내 매파로 꼽히는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 이사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이 바뀌면 마음도 바뀐다"면서 "통화정책 당국자들이 내년 중반까지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유도해서도 안 된다"고 말한 것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웠다.
슈나벨 이사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쉽지 않다며 금리 인상 옵션을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3번 연속으로 예상보다 둔화했으며, 이로 인해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 같은 그의 발언을 두고 보수적인 진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로 여겨지는 슈나벨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발언에 시장에서는 ECB의 금리 인하가 이르면 내년 3월에 이뤄질 것이라는 데 베팅이 강화했으며, 독일 국채인 분트채 10년물 금리는 2.28%로 지난 6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내년 금리 인하 기대 속 금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가격도 강세 흐름이다. 전날 금값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며,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4만3000달러도 넘어섰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 내년 예상되는 금리 인하에 따른 미 달러화 약세 전망 등이 금과 비트코인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주까지 5주 연속 상승장을 이어간 뉴욕 증시는 이번 주 숨 고르기에 들어서며 이날 장중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