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 AI에 거액 투자..."AI가 세상 바꾸고 있어"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홍콩 최대 부호이자 '아시아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는 리카싱(李嘉誠·리자청) 청쿵그룹(長江集團·창장그룹) 창립자가 인공지능(AI) 산업의 미래를 낙관하며 거액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얼스이스지징지왕(21世紀經濟網) 9일 보도에 따르면 리카싱은 지난달 26일 홍콩대학교 의학대학원과 홍콩 중문대학교 의학원에 각각 3000만 홍콩달러(HKD, 약 52억원)를 쾌척했다. 의학과 AI 기술의 접목 및 발전에 써달라면서다.
리카싱이 두 개 대학교에 기부금을 기증했던 날, 엣지형 AI반도체 솔루션 분야 스타트업 크네론(Kneron)이 호라이즌벤처스(維港投資)로부터 투자금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은 AI 연구개발(R&D), 특히 자율주행 분야 관련 GPT 경량화 솔루션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호라이즌벤처스는 리카싱이 소유한 벤처투자업체다. 중국 기업 정보 플랫폼 톈옌차(天眼查) 자료에 따르면 호라이즌벤처스가 투자 중인 113개 프로젝트 중 AI 관련 프로젝트가 19개로 전체의 17%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이후 투자한 프로젝트 가운데서는 70% 이상이 AI 관련 프로젝트였다. 바이오의학기술·인간기계상호작용(Human–Machine Interaction)·음성언어인식이 3대 관심 분야로 꼽혔다.
[사진=바이두(百度)] 리카싱(李嘉誠·리자청) 청쿵그룹(長江集團·창장그룹) 설립자 |
리카싱은 일찍부터 유망 IT 기업에 투자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호라이즌벤처스를 통해 인터넷전화서비스 업체인 스카이프(2005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2007년), 음성인식기술 업체 시리(2009년), 캐나다 전자책 업체 코보(2009년), AI 스타트업 어펙티바(2012), 미국의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2013년) 등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 중 페이스북에 대한 투자 결정은 불과 5분 만에 이뤄졌다. 1억 2000만 달러(약 1621억원)을 투자한 뒤 페이스북이 상장하면서 5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줌 투자도 '대박'을 쳤다. 호라이즌벤처스는 10년 전 줌의 B라운드 융자에 참여한 뒤 2년이 지나 C라운드 융자에도 투자자로 나섰다. 두 번에 걸쳐 총 850만 달러를 투자함으로써 줌의 운영사인 '줌 비디오커뮤니케이션' 지분 8.5%를 확보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며 2020년 전후 화상회의 수요가 급증하자 줌 주가가 급등했다. 줌 시가 총액이 139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리 회장의 지분 가치도 한때 100억 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한편 리카싱은 지난 2018년 5월 청쿵그룹 회장직을 장남 빅터 리에게 물려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2023년 포브스 홍콩 50대 부호 중 리카싱은 390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