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허위 이력·선거 자금 유용' 산토스 의원 제명....공화도 등돌려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하원이 1일(현지시간) 자신의 이력을 속이고, 선거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지 산토스 의원(공화·뉴욕)을 제명했다.
미 하원은 이날 산토스 의원에 대한 제명 결의안을 투표에 부쳐 찬성 311표 대 반대 114표, 기권 2표로 통과시켰다.
찬성표 중 민주당 의원은 206명이었고, 산토스 의원이 속한 공화당 의원 105명도 이에 동조하면서 제명이 확정됐다.
미 하원에서 제명된 조지 산토스 의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산토스 의원은 지난 5월 사기와 돈세탁, 공금 절도 등 23개에 달하는 혐의로 뉴욕 검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고의로 자신의 학력과 경력을 속인 채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정치 기부금을 자신의 개인 물품 구입에 사용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았다.
미 하원은 지난달 1일에도 민주당 주도로 산토스 의원 제명안 표결을 시도했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 다수가 산토스 의원의 유죄가 확정되거나 하원 윤리위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제명을 결정할 수 없다고 반발, 부결됐다.
미 하원 분포는 공화당 222대 민주당 213석으로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6일 하원 윤리위가 산토스 의원에 대한 혐의 내용을 대부분 확인하고 "상당한 증거가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하원 윤리위는 자체 조사 결과 산토스 의원이 허위 경력으로 유권자를 속었고, 선거자금 등을 불법 유용했다고 판단했고, 수집한 증거를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토스 의원은 윤리위 결정이 나오자 내년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면서도 의원직 사퇴는 거부했다.
그러나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조차 산토스 의원에 대한 보호가 더이상 어렵다며 등을 돌리면서 제명결의안 재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산토스 의원은 이날 하원 표결이 마무리된 직후 의사당을 황급히 떠났으며, 취재진의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