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사들, 다음달 금리 결정 앞두고 엇갈린 견해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 경제 전망을 둘러산 월가의 논쟁이 활발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도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며 향후 통화 정책과 관련해 상반된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하루 전인 28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미셸 보먼 연준 이사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 엇갈린 의견을 보인 가운데, 이날 발언에 나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도 인플레이션과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리지 않을 경우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킨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자연스럽게 순조롭게 내려가면 금리에 대해 더 할 것이 없다"면서도 "다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으면 (연준은)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에 대한 정답이나 오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둔화)에 대해 '회의적'이며 향후 '완고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바킨 총재와는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한 기고문을 통해 미국에서 경제 성장이 상당히 둔화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도 더 낮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총재는 "연구, 데이터, 설문조사 결과, 기업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긴축 통화 정책과 타이트한 금융 여건이 경제 활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동시에 제약적인 정책의 효과가 완전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이것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이 더 냉각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틀랜타 연은 자체 평가에서는 오는 2024년 말까지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이 2.5%로 하락한 후 2025년 말에는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보스틱과 바킨 총재 모두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결정과 관련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루 전인 28일 공개 발언에 나섰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미셸 보먼 연준 이사도 통화 정책과 관련해 다소 상반된 전망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월러 이사는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율이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움직이고 있다"며 "이것이 몇 달 더 지속된다면, 그것이 3개월, 4개월, 혹은 5개월이 될 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정책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의 발언은 곧바로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강화했고 내년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던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그 시기가 5월로 앞당겨 질 것이라는 데 베팅하기 시작했다.
반면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시장은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XM의 수석 투자 분석가인 차랄람포스 피수로스는 "연준 관계자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추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보먼 이사의 발언을 무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