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호흡기 환자 급증...WTO "특이 양상은 없다"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에서 어린이를 중심으로 호흡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제일재경(第一財經)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플루엔자센터(센터)는 이날 최신 주간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달 13~19일 남부 및 북부 지역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사 양성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일주일 동안 전국에서 205건의 인플루엔자 집단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며 "지난달 2~8일만 해도 인플루엔자 집단 감염이 발생한 곳이 한 곳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국 병원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베이징(北京) 어린이병원의 경우 지난 21일 오전에 이미 일반 진료 접수를 마감했고, 응급실에도 600여 명의 환자가 순서를 기다렸다. 공간 부족으로 간이 의자나 복도에서 수액을 맞는 어린이 환자도 부지기수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보호자는 이날 응급실을 찾았지만 700여 명이 대기 중이라 수 시간이 지나도록 번호표조차 받지 못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중국에서는 앞서 9월부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유행 조짐이 감지됐다. 22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올해 9월과 10월 저장(浙江)성 취저우(衢州)중점 병원 세 곳의 마이코플라스마 감염 어린이 환자는 작년 같은 기간의 17.8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는 "마이코플라스마는 3~5년을 주기로 확산한다"면서 "올해는 특히 대대적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베이징대학교 부속 제1병원 왕광파(王廣發) 호흡기 질환 전문의는 "올해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면역력이 감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의 호흡기 질환 환자 급증에 세계보건기구(WHO)도 예의주시하며 22일 중국 당국에 호흡기 질환 환자 증가 및 어린이 폐렴 집단 감염과 관련한 자세한 보고서를 요청했다.
WHO에 따르면 중국 보건 당국은 "현재의 상황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기존에 알려진 병원체에 의한 일반적 환자가 증가한 것"이라며 "새로운 병원체나 임상 양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WHO 역시 예년보다 일찍 호흡기 질환 환자가 증가한 것이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와 연관된 것으로 판단하면서, 당국의 질병 감시 강화로 인해 발병 사례 보고 건수가 증가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화사 후난=뉴스핌 특약] 홍우리 기자 = 20일 후난(湖南)성 인민병원에서 한 어린이가 진료를 받고 있다. 2023.11.24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