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방미...시진핑은 무엇을 얻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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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6년 만의 방미 일정이 17일 마무리된다. 시 주석은 이날 전용기편으로 베이징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미국의 대중국 경제 제재를 풀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였다. 하지만 미중관계 악화를 막았다는 점과 중국의 매력을 어필하고 미국 내 반중 정서를 다소간 완화시켰다는 홍보 효과는 중국으로서는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중국 관영 언론들은 미국이 대중국 고율관세와 반도체 제재 등을 해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중국 내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경제 제재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전혀 양보하지 않았고, 시 주석은 이와 관련해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다.

다만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경제 제재 해제를 분명히 촉구했다. 이로써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성과가 없었더라도, 훗날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대만 문제에 있어서도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미국측은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의 가장 큰 성과는 미중관계의 악화를 막았다는 데 있다. 이는 마찬가지로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성과이기도 하다.

양국 정상은 양국 관계의 리스크를 관리해나가기 위한 고위급 대화를 지속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인공지능(AI)에 대한 정부간 대화 강화 ▲마약금지 협력 강화 ▲양국 고위급 군사 협력 복원 ▲항공편 복원과 교육·유학·청년·문화·체육·비즈니스 교류 확대 등을 합의했다. 이같은 합의가 잘 이행된다면 양국 관계는 악화에서 벗어나 관리의 시기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 입장에서 또 하나의 성과는 미국 내 반중 여론을 다소간 누그러뜨린 점이 꼽힌다. 정상회담 기간 동안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 화기애해한 장면들을 연출했다. 두 지도자는 만나서 두 손을 붙잡고 환하게 웃었으며, 여러가지 농담을 하며 유쾌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줬다. 상호 국가지도자가 좋은 관계의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 역시 상대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게 된다.

특히 중국측 입장에서 하이라이트는 15일(현지시간) 이뤄진 미국 기업가들과의 만찬이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팀 쿡 애플 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 내노라하는 미국의 거물급 재계 인사들이 만찬에 참석했으며, 미국의 기업들이 만찬 티켓을 구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는 현지 소식이 전해졌다.

시 주석은 만찬 연설에서 "중국은 미국과 파트너이자 친구가 되길 원한다"며 "더 많은 미국 각계 인사의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고 발언했고, 미국의 기업인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미국 현지의 반중 정서는 한껏 높아진 상황이며 정치인들간에 반중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시 주석과 미국 기업인들의 만남 장소에는 이와는 전혀 상반된 광경이 펼쳐졌다. 이 광경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서방국가들에 퍼져나갔다. 중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우호적인 메시지가 글로벌 홍보 효과를 거둔 셈이다.

베이징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방미에서 시진핑 주석은 충분히 매력을 발산하는데 성공했다"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갈수록 중국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미국에서 보여준 우호적인 태도는 각국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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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농담을 하며 서로 웃고 있다.[신화사=뉴스핌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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