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깜짝 성장에도…하반기 침체 "무착륙은 없다"
美 1분기 성장률 2%
생각보다 강했지만, 침체는 피할 수 없어
"1년 내 침체 진입 가능성 71%"
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깜짝 성장세를 보였다. 뜨거운 소비·고용 지표를 타고 올 하반기에도 미 경제가 하강하지 않고 고공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경기 급랭을 우려할 만한 요소가 여전히 살아있는 만큼 낙관은 아직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상반기 미국 경제가 놀라운 활력을 찾았지만, 하반기 침체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미 경제가 올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 성장률을 보이자 '무착륙(No landing)' 전망이 다시 꿈틀대고 있지만, 아직 낙관은 이르다는 분석이다. WSJ은 "당초 올 초 닥칠 것으로 예상됐던 침체 도래 시점이 기존 예측보다 다소 늦어질 뿐 여전히 침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문가들도 올해 하반기나 내년께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제 향방의 변수는 추가 금리 인상 시기와 강도에 달렸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대럴 크롱크 대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과거 9번의 금리 인상기에 7번의 경기 침체가 왔다"며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경기 침체가 닥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올 1분기 고용 시장의 호조 덕에 침체는 피했지만,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인플레이션 완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연내 두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Fed는 지난 14일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점도표 상 연말 금리 전망치를 기존 5.1%에서 5.6%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올해 남은 4번의 회의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2차례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다.
UBS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견조한 경제 성장률을 보이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연착륙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지만, 고물가와 고용 지표로 인해 경기가 급랭할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진단했다. 미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년 내 미 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을 71%로 추산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신용 위축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복병으로 지목됐다. 윌밍턴트러스트의 루크 틸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더 높아진 자금 조달 비용과 신용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신규 투자 감소와 일자리 감축 등의 여파로 올해 하반기 완만한 경기 침체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연율 2.0%라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4%)를 크게 웃돈 것으로, 직전 공개된 잠정치(1.3%)나 속보치(1.1%)보다 0.7~0.9%포인트나 상향 조정됐다. 상무부는 개인소비 강세를 깜짝 성장의 원동력으로 지목했다. 상무부는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 지출이 4.2% 늘면서 2021년 중반 이후 2년 내 최고 강세를 보였고, 수출 호조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올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로 1.7%를 제시했다. 이는 이달 초 내놓은 전망치(0.8%)에서 크게 상향된 것으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 성장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낸시 밴든 호우튼은 "미 경제 성장은 상당히 견조하며 모멘텀도 살아있지만 (성장을 주도했던 힘이 약해지면서) 침체 빠질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하다"면서 "다만 침체 도래 시점이 우리의 예상보다 늦게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원문(출처): https://www.asiae.co.kr/article/stock-etc/2023063009244532317